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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약 꼼꼼하게 살펴야죠” 섬마을 초등생 첫 투표 체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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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지난 22일 충남선관위가 마련한 ‘바다 건너 지금 만나러 갑니다. 찾아가는 민주주의 선거교실’에서 원산도 광명초등학교 학생들이 투표용지 분류기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지난 22일 충남선관위가 마련한 ‘바다 건너 지금 만나러 갑니다. 찾아가는 민주주의 선거교실’에서 원산도 광명초등학교 학생들이 투표용지 분류기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지난 22일 오후 1시 충남 보령시 오천면 원산도 광명초등학교 체육관에 선거 때 사용하는 각종 장비와 기표소·투표함 등이 마련됐다. 충남선거관리위원회가 마련한 ‘바다 건너 지금 만나러 갑니다. 찾아가는 민주주의 선거교실’이라는 설명회였다.

선관위, 보령 원산도 광명초교서 #선거의 중요성 알리고 체험 기회

설명회는 지리적 여건으로 선거교육을 받기 어려운 학생들에게 선거와 투표의 중요성을 알려주고 미래 유권자로 올바르게 성장하도록 돕는다는 취지로 마련됐다. 도시에선 학생회장과 반장 등의 선거를 자주 치르면서 ‘직접 선거’를 자주 체험하지만 섬 지역 학교는 학생 수가 적어 기회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이날 설명회에는 광명초등학교 학생 6명이 참여했다. 강사인 한미희 충남선관위 초빙교수의 안내에 따라 투표지를 받아 든 학생들은 다소 난감해하는 눈치였다. 투표부터 개표까지 체험하는 과정으로 간식으로 무엇을 먹을지 반드시 하나를 선택해야만 했다. 투표용지에는 햄버거·피자·파스타 등 3가지 선택사항이 인쇄돼 있었다.

학생들은 바로 옆 기표소로 들어가 본인이 원하는 음식에 기표한 뒤 투표함에 용지를 넣었다. “무엇을 골랐냐”는 친구의 물음에 조다빈(8)양은 “비밀선거인데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한미희 초빙교수는 “지금부터 선거의 중요성을 알고 신중하게 선택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생들이 가장 관심을 가진 건 투표용지 분류기였다. 두 개 이상의 기표가 된 투표용지를 자동으로 걸러내자 학생들은 “와~”하며 놀랐다. 수백여장의 투표용지를 분류하는 데도 불과 몇 분이 걸리지 않는다는 말을 듣고는 “예전에는 손으로 분류했을 텐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 오류도 있었을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학생들은 신문이나 TV를 제외하고 개표과정을 처음 본다고 했다. 선거 때마다 원산도에서도 투표가 이뤄지지만, 개표는 모두 육지에서 이뤄지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정당의 설립 과정과 목표 등에 관해 설명을 들은 뒤 ‘원산도를 발전시키려면 어떤 인물을 뽑아야 할까’라는 주제로 열띤 토론을 하기도 했다.

맏언니인 이지은(12)양은 “공약과 후보자의 경력 등을 꼼꼼하게 살펴본 뒤 신중하게 후보자를 선택해야 한다”며 “이번 설명회를 통해 선거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알게 됐다”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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