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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술녀, 미스코리아 한복 논란에 “앞으론 좀 더 생각하며 만들기를”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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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술녀 한복 연구가. [일간스포츠]

박술녀 한복 연구가. [일간스포츠]

박술녀 한복 연구가가 최근 논란이 된 미스코리아 '코르셋 한복'에 "얼마든지 우아하고 아름답게 바꿀 수 있었을 텐데"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박 연구가는 17일 오전 방송된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지난 11일 열린 2019 미스코리아 선발대회에서 선보인 '한복 쇼'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박 연구가는 "주최 측에서 시대적 감각을 가미한 옷이라니 제가 할 말은 없는 것 같다"라면서도 "보는 사람 시각에 따라 주관적이지 않으냐. SNS에 올라오는 일반인들 (반응을) 보면서 '정말 거슬리기는 거슬렸나 보다'는 생각을 하게 되더라"라고 했다.

그러면서 "전통 한복을 그대로 고수해야 한다는 말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지금 옷은 의복으로 끝나는 게 아니고 문화로 해석된다. (전통 의복을) 박물관에 있듯 입자는 게 아니다"라며 "다만 한복이 가진 고유성이 있다. 전통성을 너무 무너뜨려서는 안 된다. 세계 속의 한복인데, 그 옷이 지금 SNS를 뜨겁게 달구는 그런 쪽에서 재조명되는 건 슬픈 일이다"라고 덧붙였다.

박 연구가는 취향도 좋지만, 한복이 가진 고유성은 지키는 것은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고객을 맞다 보면, '발랄해 보였으면 좋겠다. 더 딱 붙었으면 좋겠다. 많이 노출했으면 좋겠다'고 표현하시는 분들이 계신다"라며 "그럴 때 저는 '그러면 서양 드레스를 입으시라'라고 말한다. 취향이고 현대적인 것도 좋지만, 우리가 지켜가야 하는 어떤 고유성은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고궁 등에서 관광객들을 중심으로 유행하고 있는 한복 스타일에 대해서도 "하나의 문화라고 이해하자"는 마음을 갖게 됐다고 덧붙였다.

박 연구가는 "한복이라는 것은 우리나라 민족의 옷이다. 조상님들이 아무 조건 없이 물려준 소중한 문화유산이니, 현대적으로 바꾸더라도 눈살을 안 찡그리게 얼마든지 우아하고 아름답게 바꿀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한복은 우리가 지켜가야 하는 우리 옷이니 앞으로 이런 대회가 있거나 할 때는 좀 더 생각하며 만들면 좋을 것 같다"고 바람을 내비쳤다.

앞서 2019 미스코리아 선발대회에서는 그동안 성 상품화 지적을 받아온 수영복 심사를 폐지하고 한복쇼를 선보였다가 과도한 노출 논란에 휩싸였다. 미스코리아 참가자들은 '동서양의 만남'이라는 주제에 따라 한복을 다양한 형태로 변형한 의상을 입고 무대에 올랐다. 하지만 일부 한복이 '코르셋'(맵시를 내기 위해 배에서 엉덩이에 걸쳐 받쳐 입는 여성용 속옷)을 닮는 등 여성에게 선정적 의상을 강요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주최 측은 해당 의상들에 대해 "코르셋을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한복"이라고 설명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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