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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총리와 ‘투톱 외교’ 강조···日보복에 이낙연 특사설 뜬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대통령과 국무총리, 이른바 ‘투톱 외교’를 강조하며 이낙연 총리의 역할론을 언급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대통령과 총리가 적절히 역할을 분담해 정상급 외교무대에서 함께 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정부 들어 국정에서 외교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높아졌다. 경제·평화 외교가 중요해지고 4개국 중심의 전통외교에 더해 신남방·신북방정책으로 우리 외교의 영역과 지평도 넓어졌다”며 “정상외교의 수요가 폭증하면서 대통령 혼자서는 다 감당하기가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3일 출국해 방글라데시·타지키스탄·키르기스스탄·카타르 4개국 순방에 나선 이 총리에 대해 “대부분 제가 미처 방문하지 못했거나 당분간 방문하기 어려운 나라들로서 실질 협력의 필요가 매우 큰 나라들을 대신 방문했다”고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취임 이후 현재까지 29개국을 방문했고, 이 총리도 이번 4개국 순방을 마치면 24개국을 방문하게 된다.

문 대통령은 “실제로 대부분의 나라들은 정상외교를 투톱 체제로 분담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는 대통령제이지만 독특하게 국무총리를 두고 있고, 헌법상 국무총리에게 행정 각부를 통할하는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의 국무총리도 정상급 외교를 할 수 있는 위상을 가지고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제가 총리 해외 순방에 대통령 전용기를 제공하는 것도 단순한 편의 제공의 차원을 넘어 총리 외교의 격을 높이려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덧붙였다. 이 총리는 지난해 7월 이후부터 해외 순방 때마다 대통령 전용기를 이용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에 대한 언급 없이 모두발언 전부를 투톱 외교에 할애했다. 일각에선 문 대통령이 이 총리의 대일특사 파견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정치권이 외교적 해법으로 대일특사 파견을 촉구하는 가운데 일본통인 이 총리는 대일 특사 1순위로 거론된다. 이 총리와 가까운 한 인사는 “여기저기서 특사로 언급되는 상황이니 본인도 어깨가 무거울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이에 대해 “구체적으로 수면 위로 올라올 정도가 되면 여러분들께 말씀드릴 수 있을 것(11일)”이라며 대일 특사 파견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않고 있지만 시기에 대해선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오는 21일까지 방글라데시?타지키스탄?키르기스스탄?카타르 등 4개국을 공식 방문하기 위해 13일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대통령 전용기에 올라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이번 순방에는 한-방글라데시 의원친선협회장인 자유한국당 김기선 의원과 한-타지키스탄 의원친선협회 이사인 더불어민주당 금태섭 의원, 한-키르기스스탄 의원친선협회 부회장인 바른미래당 채이배 의원과 한-중동 의원친선협회 회원인 이용호 의원이 특별수행원으로 동행한다. [연합뉴스]

이낙연 국무총리가 오는 21일까지 방글라데시?타지키스탄?키르기스스탄?카타르 등 4개국을 공식 방문하기 위해 13일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대통령 전용기에 올라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이번 순방에는 한-방글라데시 의원친선협회장인 자유한국당 김기선 의원과 한-타지키스탄 의원친선협회 이사인 더불어민주당 금태섭 의원, 한-키르기스스탄 의원친선협회 부회장인 바른미래당 채이배 의원과 한-중동 의원친선협회 회원인 이용호 의원이 특별수행원으로 동행한다. [연합뉴스]

 이 총리가 일본의 무역보복에 대한 대책 마련과 무관한 해외 순방에 나선 것을 두고 야권에서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오자 문 대통령이 직접 진화에 나섰다는 해석도 나온다.

문 대통령은 이날 “국무총리의 정상급 외교는 우리 외교의 외연 확대뿐만 아니라 우리 기업들의 경제활동을 지원하는데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며 “총리의 순방외교를 투톱 외교라는 적극적인 관점으로 봐달라”고 거듭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국민들께서도 대통령의 해외 순방뿐 아니라 총리의 순방외교에도 많은 관심을 가져 주시기 바란다”며 “외교부뿐 아니라 정부 각 부처에서도 총리의 순방외교를 더욱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뒷받침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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