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황교안 챌린지 받고, 김재원ㆍ여상규 찾고… 원희룡 움직이나

중앙일보

입력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예결위원장실을 찾아 김재원 예결위원장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뉴스1]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예결위원장실을 찾아 김재원 예결위원장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뉴스1]

원희룡 제주지사의 행보가 보수 정치권에서 주목받고 있다. 무소속인 원 지사가 정부ㆍ여당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는 동시에 자유한국당 소속 정치인들과 접점을 넓히고 있어서다.

원 지사는 15일 국회를 찾아 자유한국당 소속인 김재원 예결위원장, 여상규 법사위원장을 연이어 만났다. 제주특별법 개정안 처리, 국비 예산 확보를 요청하기 위해서였다. 광역단체장으로서 해야 할 일이기도 하지만 황교안 한국당 대표의 지목을 받아 14일 ‘천안함 챌린지’에 나선 직후라 한국당 내에선 정치적 의미를 부여하는 시각이 적지 않다. 천안함 챌린지는 천안함 폭침 희생 장병 46명과 구조 과정에서 순직한 고(故) 한주호 준위를 기리는 글을 소셜미디어에 올린 뒤 다음 참여자 3명을 지명하는 릴레이 캠페인이다. 백선기 칠곡군수가 지난달 4일 시작했다.

황 대표가 3명 중 한 명으로 원 지사를 지명하자 그는 이에 호응했다. 황 대표가 지명한 나머지 두 명은 송희경 한국당 여성위원장, 권수미 청년부대변인이었다. 한국당 안에선 황 대표가 원 지사를 택한 것은 보수통합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말이 나왔다. 한국당 관계자는 “황 대표는 지난 5월 ‘민생투쟁대장정’을 끝낸 이후 여성ㆍ청년ㆍ보수통합을 강조하고 있다”며 “여성(송 위원장), 청년(권 부대변인)에 이어 원 지사를 지목한 것은 ‘보수통합’ 몫으로 볼 여지가 있다”고 전했다.

지난 11일 천안함 챌린지에 참가한 황교안 한국당 대표. [사진 페이스북]

지난 11일 천안함 챌린지에 참가한 황교안 한국당 대표. [사진 페이스북]

원희룡 지사는 황 대표의 지목을 받아 지난 14일 천안함 챌린지에 동참했다. [사진 페이스북]

원희룡 지사는 황 대표의 지목을 받아 지난 14일 천안함 챌린지에 동참했다. [사진 페이스북]

마침 원 지사는 최근 정부ㆍ여당을 향한 비판 수위도 높이고 있다. 원 지사는 한ㆍ일 무역 갈등과 관련해 여권에서 “의병을 일으킬 만한 일”(최재성 의원)이라는 발언이 나오자 10일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임금과 조정, 관군은 어디 갔기에 의병을 찾느냐”고 비판했다.

하지만 원 지사 측은 정치적 의미 부여는 과하다는 입장이다. 원 지사 측 관계자는 “천안함 챌린지의 경우, 지목했다는 얘기만 들었을 뿐 황 대표 측과 사전에 어떤 조율도 하지 않았다. 당연히 참가해야 할 이벤트라 생각해 동참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야당 소속 국회 상임위원장을 연이어 만난 것과 관련해서도 “오래전 약속을 잡고, 제주 도정을 위해 만났는데 정치적 해석을 하는 건 무리”라고 했다. 그러면서 “원 지사는 도정에 전념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고, 과거에도 이런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혔다”고 강조했다.

올해 55세인 원 지사는 김병준(65)ㆍ오세훈(58)ㆍ홍준표(65)ㆍ황교안(62) 등 범야권의 차기 대선주자로 꼽히는 인사들 가운데 가장 젊다. 과거 한국당 계열정당에서 3선 의원(16~18대)을 지냈다. 탄핵 정국 때 새누리당을 탈당해 바른정당에 참여했고, 지난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바른정당을 탈당해 무소속이 됐다.

황 대표의 호출에 응한 원 지사는 '천안함 챌린지'의 다음 참가자로 자유한국당 소속 이철우 경북지사, 권영진 대구시장과 함께 더불어민주당 박원순 서울시장을 지명했다. 세 명은 아직 참가 여부를 밝히지 않고 있다.

한영익 기자 hanyi@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