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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희경 "밥 넘어가겠나" 이낙연 "의원님만 하겠습니까만" 설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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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국무총리(왼쪽)와 전희경 자유한국당 의원. [사진 JTBC 방송 캡처]

이낙연 국무총리(왼쪽)와 전희경 자유한국당 의원. [사진 JTBC 방송 캡처]

이낙연 국무총리와 전희경 자유한국당 의원이 11일 국회에서 열린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건건이 날선 설전을 벌였다.

“한번 살펴보라” “저도 공부한다”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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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은 문재인 대통령의 현충일 추념사로 촉발된 약산 김원봉의 서훈 논란이었다.

전 의원은 “대통령부터 나서서 6·25 전쟁을 부인하고 국방부 장관이 북한의 도발을 사소한 충돌로 인식하는 나라에서 우리 아이들이 도대체 뭘 보고 배우겠느냐”며 먼저 공격했다.

이 총리가 “대통령은 6·25 전쟁을 부정한 적이 없다”고 반박하자 전 의원은 “김원봉은요?”라고 맞받아쳤다. 이 총리가 답을 하지 않자 전 의원은 “안 들리시느냐”고 물으면서 김원봉 이름을 한 자씩 또박또박 말했다.

그러자 이 총리는 “김원봉을 설명해 드리겠다”며 조목조목 김원봉에 대한 설명을 이어나갔다. “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 군사편찬위원회 발표에 따르면 광복군이 국군의 뿌리라고 돼 있다”며 “그 광복군에 조선의용대가 편입돼 전력이 대폭 증강됐고, 그 조선의용대의 지도자가 김원봉이었다. 이런 역사적 사실을 말했던 것뿐”이라고 했다.

“김원봉에 대한 평가 등을 총리께서는 한번 살펴보시길 바랍니다.” (전 의원)
“네, 제가 의원님만 하겠습니까만 저도 공부를 하는 사람입니다.” (이 총리)

이 총리 설명이 끝나고 전 의원이 “김원봉에 대한 평가를 총리께서 한 번 살펴보시길 바란다”고 하자 이 총리는 “제가 의원님만 하겠습니까마는 저도 공부를 한 사람이다”라고 답했다.

“비정함” “국어깨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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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은 지난 6월 열린 문 대통령의 보훈 가족 초청 오찬을 두고도 신경전을 주고받았다.

전 의원은 보훈 가족 초청 오찬 테이블에 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이 올려져 있던 것을 언급하며 “보훈 가족에게 이런 걸 버젓이 내놓고 밥을 먹으라고 하면 그분들이 밥이 넘어 가겠느냐”고 지적했다.

그러자 이 총리는 “취지는 충분히 이해될 수 없는 건 아니지만 세심함이 좀 부족했다. 아쉬웠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전 의원이 “배려도 생각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하자 이 총리는 “제가 아까도 말하지 않았느냐. 세심함에서 아쉬웠다”고 했다.

“세심함이라는 말은 그런데 쓰는 게 아니죠. 비정함입니다.” (전 의원)
“네, 저도 의원님만 못하지만, 저도 국어깨나 했습니다. 가르쳐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총리)

전 의원은 “세심함이라는 말은 그런 데 쓰는 게 아니다. 비정함이다”라고 받아쳤다. 이 총리는 “저도 의원님만큼은 아니겠지만, 국어깨나 했다. 가르쳐주셔서 감사하다”고 대꾸했다.

“총리가…” “과대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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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의 팽팽한 대립은 마지막 질문까지 이어졌다. “총체적으로 총리는 이 정권 교육정책에 몇 점이나 주고 싶냐”는 전 의원 질문에 이 총리는 “그렇게 점수를 매길 만큼 깊게 따져 보지는 못했다”고 답했다.

이 총리 대답에 전 의원은 놀란 표정을 지으며 “총리이신데요?”라고 물었다. “총리라고 다 전문적인 것은 아니다”라는 이 총리 말에 전 의원은 “교육부에만 맡겨놓고 총리가 하나도 안 챙기셔서 대한민국 교육이 이 지경이라고 믿고 싶어지는 순간이다. 들어가셔도 좋다”고 했다.

“교육부에만 맡겨놓고 총리가 하나도 안 챙기셔서 대한민국 교육이 이 지경이라고 믿고 싶어지는 순간입니다.” (전 의원)
“저를 과대평가하셨습니다.” (이 총리)

이 총리는 “저를 과대평가하셨다”고 답한 뒤 자리로 돌아갔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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