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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원 거래소 이사장 "국내 증시의 일본 자금 12조~13조, 영향 크지 않다"

중앙일보

입력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 [한국거래소]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 [한국거래소]

 “한국 증시에 있는 일본계 자본 잔고는 12조~13조원 정도로 파악된다. 증시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높지 않아 일본 자금 동향이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

5월말 현재 외국인 자금 2.3% 수준 #일본 무역보복 확산 및 장기화하면 #"국내 증시 변동성 확대될 가능성 커"

 일본과의 무역 갈등이 고조되며 커지는 일본계 자금 유출 우려에 대해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이같이 밝혔다. 9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다.

 정 이사장은 “(일본 정부의)무역보복 이슈가 확산되고 장기화하면 우리 증시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며 “그런 부분 대해선 한국거래소가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정부의 무역 보복 조치는 최근 국내 금융시장의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시장에선 일본 정부가 다음달 전략물자 수출 우대국 목록인 ‘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과 함께 국내 금융시장에서 일본계 자금이 이탈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5월말 현재 일본계 자금이 보유한 상장주식 가치는 12조4710억원으로 전체 외국계 자금의 2.3%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 시타델 증권의 초단타 매매 창구역할을 했다는 의혹을 받는 메릴린치에 대해서는 “시장감시위원회에서 위원들이 여러 가지 사안을 면밀히 검토해 공정한 결과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시장감시위원회는 오는 16일 회원사 메릴린치증권에 대한 시장감시 규정 위반 및 제재 여부를 판단할 방침이다. 메릴린치는 지난해 코스닥 시장 수백 개 종목을 대상으로 초단타 매매를 한 미국 시타델 증권의 매매창구 역할을 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거래소는 메릴린치에 대해 시장감시규정 위반 소지가 있는지를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새로운 규정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정 이사장은 “앞으로도 여러 가지 알고리즘을 통한 시장 교란 행위가 있을 수 있는 만큼 필요하다면 새로운 환경에 맞는 시장감시 규정을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발표한 2019년 하반기 주요 사업에 ‘신종 불공정거래 대응 강화’ 방침이 포함된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거래소는 알고리즘 고빈도 거래에 적합한 시장감시 및 심리기준을 마련하는 한편 허수성, 통정ㆍ가장성 주문 등 알고리즘 관련 불건전 매매행태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코스피 시장의 부실 상장사에 대한 퇴출(상장폐지) 제도를 개선 방침도 내놨다. 경제 환경과 기업 규모 변화 등을 반영해 상장폐지 기준을 상향조정하기로 했다. 현재 상장폐지 기준은 매출액 50억원 미만, 시가총액 50억원 미만으로 각각 2002년과 2008년에 만들어졌다.

 거래소는 이 밖에도 ^증권시장 매매 체결 서비스 고도화 ^ESG(환경ㆍ사회ㆍ지배구조) 지원 기능 강화 ^새로운 유형의 ETF 상품 출시 ^혁신기업 자금조달 지원 강화 ^파생상품시장 발전방안 세부과제 이행 ^중화권에 대한 파생상품시장 마케팅 강화 등을 하반기 주요 사업으로 선정했다.

 정용환 기자 jeong.yonghwa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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