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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잃을 것 없는' 코오롱, 반격의 칼 뽑고 미국서 승부 본다

중앙일보

입력

‘인보사 케이주(이하 인보사)’의 품목 허가 취소로 궁지에 몰린 코오롱생명과학(이하 코오롱생과)가 병원들에 상주 직원을 둬 투약 환자를 지원한다는 인보사 환자 대책을 내놨다. 인보사의 안전성을 강조하는 동시에 이 약을 투약받은 환자 전원을 확실히 챙겨 ‘책임을 다하는 기업’임을 부각하겠다는 복안이다. 미국에서의 임상 3상 준비에도 박차를 가한다.

이우석 코오롱생명과학 대표가 4일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그는 '인보사'의 품목허가 취소에 대해 사과했지만 "안전성과 유효성은 확신한다"며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연합뉴스]

이우석 코오롱생명과학 대표가 4일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그는 '인보사'의 품목허가 취소에 대해 사과했지만 "안전성과 유효성은 확신한다"며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연합뉴스]

코오롱생과는 4일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인보사 환자 안전관리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간담회에는 코오롱생과의 이우석(62ㆍ사진) 대표가 직접 나섰다. 지난 4월 인보사의 자발적 판매중지를 알린 기자 간담회를 연 지 93일 만이다. 이 대표는 “(인보사에 대해)보다 철저하고 완벽해야 했지 않았느냐는 질책을 달게 받아 마땅하다”면서 “환자 한 분 한 분의 안전이 확인될 때까지 저희가 할 수 있는 최적의 조치들을 적극적으로 취하겠다”고 밝혔다.

인보사 투약 건수는 3707건에 달한다. 임상 단계까지 포함하면 3853건이다. 이중 현재까지 1725명의 투약 환자가 병원과 코오롱생과 등에 등록됐다. 코오롱생과는 오는 10월까지 인보사를 투약받은 모든 환자를 파악해 등록한다는 계획이다. 또 전국 20여 개 거점 병원과 협약을 맺고 이들 병원에는 상주 직원을 두고 투약 환자를 지원한다. 올 하반기부터는 전국을 돌며 인보사 투약 환자 대상 간담회도 연다.

인보사의 성분 바꿔치기에 대해선 ‘고의성이 전혀 없었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검찰 수사와 식품의약품안전처와의 행정 소송에 대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티슈진도 2007년 이미 성분 유래가 바뀌었다는 걸 알고 있었는데, 코오롱생과가 몰랐다는 게 말이 안 된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방어했다. 이 대표는 “엄청나게 중요한 자료가 데이터베이스에 그냥 있었다. (관련 내용은) 수사를 통해서 명백히 밝혀지리라 믿는다”고 재차 강조했다.

미국에서 승부 짓는다

미국 식품의약처(FDA) 임상 3상 재개를 위한 절차도 적극적으로 준비한다는 계획이다. 코오롱생과는 지난 5월 미 FDA로부터 “임상 3상을 중지(Clinical Hold)하라”는 요구를 받았다. 한국에서 인보사 관련 사실들을 다투는 것보다는 아예 미국에서 임상 3상을 통과해 인보사의 효능과 안전성 등에 대한 논란을 종식 시킨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이 대표는 “일단 이달 15일을 목표로 (임상 중지 해제에 필요한 각종 자료를)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환자 소송엔 최소 700여명 참여  

하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인보사 투약 환자 523명은 늦어도 5일 코오롱생과를 상대로 2차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낸다. 지난 5월 코오롱을 상대로 1차 소송을 낸 원고 244명을 더하면 손해배상 소송에 참여한 인보사 투약 환자는 767명에 이른다. 이 대표를 비롯한 코오롱생과 관계자들 역시 약사법 위반 등의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이수기ㆍ김정민 기자 retali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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