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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카가 직접 온라인으로 사서 입었다는 한국 디자이너 옷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6월 29·30일 미 도날드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방한한 이방카 대통령 보좌관이 한국 디자이너 브랜드의 옷을 직접 구매해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6월 30일 오전 그랜드 하얏트 서울 호텔에서 열린 ‘한미 여성역량 강화 회의’ 기념 사진. 이방카 트럼프 미 대통령 보좌관이 입은 흰색 원피스는 한국 디자이너의 옷이다. 사진은 외교부가 제공한 것을 이방카 보좌관이 자신의 트위터에 직접 올린 것. [사진 이방카 트럼프 트위터]

지난 6월 30일 오전 그랜드 하얏트 서울 호텔에서 열린 ‘한미 여성역량 강화 회의’ 기념 사진. 이방카 트럼프 미 대통령 보좌관이 입은 흰색 원피스는 한국 디자이너의 옷이다. 사진은 외교부가 제공한 것을 이방카 보좌관이 자신의 트위터에 직접 올린 것. [사진 이방카 트럼프 트위터]

이번 방한은 지난해 2월 평창 동계올림픽 폐회식 참석을 위해 미국 대표단 단장 자격으로 방문한 후 두 번째다. 이번 일정 동안 그는 트럼프 대통령을 그림자처럼 수행하며 멜라니아 여사를 대신한 사실상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했다.

이방카 트럼프는 이번 방한 일정 중 총 4벌의 옷을 입었다. 29일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내려 청와대 상춘제에서 열린 칵테일 리셉션과 공식 환영 만찬에 참여했을 때는 하늘색 원피스를, 다음날인 30일 아침 숙소인 그랜드 하얏트 서울 호텔에서 열린 국내 기업인과의 만남과 오후 판문점 행사에선 각각 검정 벨트로 포인트를 준 검정 점프슈트(상하의가 붙은 원피스 스타일의 바지)와 검정 슈트를 입었다.

'한미 여성 역량강화 회의'에 참석한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이방카 트럼프 미 대통령 보좌관. [사진 외교부]

'한미 여성 역량강화 회의'에 참석한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이방카 트럼프 미 대통령 보좌관. [사진 외교부]

6월 29일 오후 경기도 오산 미 공군기지를 통해 입국하고 있는 이방카 보좌관. [사진공동취재단]

6월 29일 오후 경기도 오산 미 공군기지를 통해 입국하고 있는 이방카 보좌관. [사진공동취재단]

30일 오후 경기 평택시 주한 미군 오산 공군기지에선 검정 슈트를 입었다. [사진 뉴시스]

30일 오후 경기 평택시 주한 미군 오산 공군기지에선 검정 슈트를 입었다. [사진 뉴시스]

한국 디자이너의 옷을 입은 건 30일 오전 그랜드 하얏트 서울 호텔에서 열린 ‘한미 여성 역량 강화 회의’에서였다. 브랜드 '고엔제이'를 전개하는 정고운 디자이너(35)가 만든 옷으로, 소매 부분에 모던한 러플 장식이 달리고 허리를 묶는 우아한 디자인의 코트형 원피스다.

'고엔제이' 화보. 이방카가 직접 온라인으로 주문해 입은 바로 그 옷이다. [사진 고엔제이]

'고엔제이' 화보. 이방카가 직접 온라인으로 주문해 입은 바로 그 옷이다. [사진 고엔제이]

JTBC 드라마 '스카이캐슬'에서 염정아가 같은 옷을 입었던 장면. [사진 JTBC 스카이캐슬]

JTBC 드라마 '스카이캐슬'에서 염정아가 같은 옷을 입었던 장면. [사진 JTBC 스카이캐슬]

이 옷은 고엔제이가 2019년 리조트 컬렉션으로 발표한 것이다. 브랜드 측에 따르면 이방카 보좌관이 지난 6월 말 해외 온라인쇼핑몰 '파페치'를 통해 직접 옷을 구매했다. 정고운 디자이너는 “구매자 이름에 '이방카 트럼프'라고 쓰여 있는 걸 보고 깜짝 놀랐다”고 밝혔다.이방카 보좌관은 방한에 입은 원피스와 함께 니트 스웨터·스커트를 함께 구매했다가 원피스 외의 두 제품은 반품했다고 한다. 한국 방문을 염두에 두고 한국 디자이너 브랜드의 옷을 준비한 패션 외교의 하나로 보인다. 이방카 보좌관이 선택한 흰 원피스는 얼마 전 종영한 JTBC 드라마 '스카이 캐슬'에서 배우 염정아도 입은 적이 있다. 가격은 79만원 대.

고엔제이는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더 유명한 브랜드다. 정 디자이너는 2010년 온스타일 채널의 디자이너 양성 프로그램 '프로젝트 런웨이 코리아 시즌2'의 우승자 출신이다. 프랑스 파리의 유명 패션학교 '스튜디오 베르소'(Paris Studio Bercot)를 졸업한 뒤 2012년 자신의 브랜드를 론칭했다. 2013년 미국의 유명 셀렉트숍 '오프닝 세레모니' 입점을 시작으로 'IT'(홍콩·중국) '샵밥' '하비 니콜스' 등 현재 미국·독일·홍콩·중국 등 20여 개국 온·오프라인 편집숍에서 판매 중이다. 지난해 말엔 제55회 무역의 날 기념식에서 '백만불 수출의 탑' 상을 받기도 했다. 국내에선 신세계인터내셔널의 온라인몰에 입점해 있고, 곧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 예정이다.

'고엔제이' 정고운 디자이너. [사진 고엔제이]

'고엔제이' 정고운 디자이너. [사진 고엔제이]

그는 해외에서 주로 활동하는 이유에 대해 "한국에서 브랜드를 전개하고 싶어 초창기에 팔이 떨어질 정도로 옷을 싸들고 바이어를 찾아다녔지만 ‘눈에 띄는 해외 경력이 없다’고 다 거절당했다. 그런데 해외에선 정말 '옷'만 보고 브랜드를 평가하더라."고 말했다. "옷만 잘 만들면 누군가는 알아봐주겠지"란 마음으로 일해 왔다는 그의 뚝심에 이방카 보좌관이 화답한 셈이다.

윤경희 기자 anni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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