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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 청구서 내밀까···대기업 총수들 긴장의 트럼프 회동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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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30일 오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경제계 간담회를 위해 서울 한남동 그랜드하얏트호텔에 들어서고 있다. [뉴스1]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30일 오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경제계 간담회를 위해 서울 한남동 그랜드하얏트호텔에 들어서고 있다. [뉴스1]

 주요 대기업 총수들이 30일 오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간담회에 참석했다.

이날 간담회는 오전 10시에 예정돼 있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비무장지대(DMZ)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깜짝 회동’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일정이 다소 앞당겨졌다. 간담회에 참석한 대기업 관계자는 “일정에 변수가 많아 조금 서둘러 달라는 연락을 받았다”고 말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30일 오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회동을 위해 서울 한남동에 위치한 그랜드하얏트호텔로 들어서고 있다. [뉴스1]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30일 오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회동을 위해 서울 한남동에 위치한 그랜드하얏트호텔로 들어서고 있다. [뉴스1]

이날 간담회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허창수 GS그룹 회장, 손경식 CJ그룹 회장,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SPC 허영인 회장, 박준 농심 부회장 등 주요 대기업 인사들이 모두 참석한다.

LG그룹에선 권영수 부회장이 참석했다. 한진그룹도 출장 중인 조원태 회장 대신 우기홍 대한항공 대표이사 부사장이 참석했다.

총수들은 간담회 시작을 2시간 앞둔 오전 8시부터 트럼프 대통령의 숙소이자 간담회 장소인 서울 한남동 하얏트 호텔에 속속 도착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30일 오전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호텔로 취임 후 두번째 방한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남을 위해 도착하고 있다. [뉴스1]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30일 오전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호텔로 취임 후 두번째 방한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남을 위해 도착하고 있다. [뉴스1]

오전 8시쯤 가장 먼저 도착한 정의선 부회장은 “대미 투자 확대를 요청받을 것으로 보이는데 투자를 늘릴 계획이냐”는 질문에 아무 대답 없이 행사장으로 들어갔다.
8시 10분쯤 도착한 권영수 부회장도 “무슨 말을 하실지 들어봐야 할 것 같다”고 답한 뒤 발걸음을 옮겼다. 27분쯤 도착한 이재용 부회장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내부로 들어갔다.

35분쯤 도착한 신동빈 회장은 “이번이 (트럼프 대통령과) 두 번째 만남인데 기대되는 부분이 있느냐”는 질문에 “예”라고 짧게 답한 뒤 추가 대미 투자계획 몇 가지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신 회·장은 지난달 미국 석유화학 시설 준공식 이후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에서 면담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30일 오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간담회를 위해 서울 한남동 그랜드하얏트호텔에 들어서고 있다. [뉴스1]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30일 오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간담회를 위해 서울 한남동 그랜드하얏트호텔에 들어서고 있다. [뉴스1]

이후 최태원 회장과 김승연 회장 등이 모습을 나타냈고, 박정원 회장, 손경식 회장, 허영인 SPC 회장, 박준 농심 부회장 등이 행사장에 도착했다.

기업들은 간담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청구서’를 내밀지 긴장하고 있다. ‘아메리카 퍼스트’ 전략을 구사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기업들에 추가 대미 투자를 요청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전날 미-중 정상회담에서 무역전쟁 기류가 다소 완화된 것엔 안도하는 분위기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중국과의 갈등이 큰 상황이라면 미국과 중국 중 한 국가를 선택하라고 강요할 수 있어 걱정했는데 최악의 상황은 아닌 것 같아 다행”이라고 말했다. 다른 대기업 관계자도 “미국과 중국은 모두 우리 기업의 주요 교역국인데 문재인 대통령 말대로 ‘죄수의 딜레마’에 빠지는 일이 없길 바란다”고 말했다.

강기헌·김영민 기자 emc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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