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김여정, 최용해급 격상…시진핑은 방북 때 군사공조 논의 추정”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6면

국가정보원은 25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최용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같은 반열에서 어깨를 나란 히 한 사진이 찍혔다. 좀 더 위상이 올라간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 20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평양 공항에서 영접 인사들과 함께 도열한 김 부부장과 인사하는 모습. [연합뉴스]

국가정보원은 25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최용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같은 반열에서 어깨를 나란 히 한 사진이 찍혔다. 좀 더 위상이 올라간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 20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평양 공항에서 영접 인사들과 함께 도열한 김 부부장과 인사하는 모습. [연합뉴스]

국가정보원은 25일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의 역할이 격상됐다”고 밝혔다.

국정원 “중 고위 군인사 회담 배석” #현송월, 김여정이 맡던 행사 담당 #“시진핑, 홍콩시위 커지자 방북 ”

이날 이혜훈 국회 정보위원장과 정보위 소속 여야 간사들은 국정원 서동구 1차장으로부터 지난 20~21일에 걸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 관련 보고를 받았다. 이 위원장에 따르면 국정원은 “김여정이 과거에 맡았던 현장 행사 담당 역할을 지금은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장 겸 당 선전선동부 부부장이 하고 있다”며 “김여정은 이수용 노동당 부위원장, 최용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같은 반열에서 어깨를 나란히 한 사진이 찍혔다. 좀 더 위상이 올라간 것”이라고 보고했다. 지난 2월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김 제1부부장이 한동안 공개석상에 나타나지 않아 ‘근신설’이 나왔으나, 지난 3일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함께 예술공연에 모습을 드러냈다.

국정원은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에 대해선 “시 주석 환영행사에는 등장했지만 정상회담에선 빠졌다”며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위상이 떨어졌다고 보고 있다. 역할이 조정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반면에 “환영행사 자리 배치를 보면 이용호 외무성은 자신보다 서열이 높은 당 부위원장 그룹보다 앞자리에 배치됐다. 외무성 라인의 위상이 올라가 대외 현안을 주도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보고했다.

한편 국정원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은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를 앞두고 홍콩 시위의 규모가 커지는 상황을 감안해 전격 결정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북한 정권 창건일 70주년인 지난 5월 9일을 전후해 (시 주석의) 방북을 추진하려는 움직임이 있었으나, 북핵 문제에 대한 중국의 책임론이 제기되면서 유보됐다”며 “올해 7월 중 방북을 저울질하던 중에 G20를 앞두고 홍콩 시위의 규모가 자꾸 커지는 상황을 감안해 국제사회의 시선을 돌리기 위해 방북을 전격 결정했다”고 보고했다.

부부장이 하던 현장 행사 담당을 하고 있는 현송월 삼지연 관현악단장(원 안). [연합뉴스]

부부장이 하던 현장 행사 담당을 하고 있는 현송월 삼지연 관현악단장(원 안). [연합뉴스]

시 주석의 이번 방북에 대해 국정원은 “여러 가지 면에서 굉장히 이례적”이라고 판단했다. 특히 “최초로 ‘국빈 방문’ 형식을 갖췄고, (시 주석 부부에게) 금수산 영빈관 1호 투숙객이라는 명예를 줬다”며 “체류기간 동안 김정은·이설주 부부가 일정의 60% 이상에 동행했다. 또 친숙한 분위기 연출을 위해 폐쇄적인 북한식 테이블이 아니라 중국식 ‘ㅁ’자 형태의 테이블을 사용했다”고 말했다.

한편 국정원은 먀오화(苗華) 군 정치공작부 주임, 허리펑(何立峰)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주임, 중산(鍾山) 상무부장 등 중국 측 군사·경제 고위급 관료가 정상회담에 배석한 점도 이례적이라고 분석했다. 국정원은 “이들은 모두 장관급 인사로 과거에 부부장급(차관급)이 수행했던 것과 달라졌다”며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틀 안에서 경제협력 방안과 군사분야 공조 방안을 논의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대북관광 규제를 완화하고, 문화 교류,식량·비료 지원을 포함한 우회 지원 방식을 논의했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특히 국정원은 “먀오화 주임 배석을 보면 2012년 이후 중단된 북·중 고위급 군사교류 재개를 논의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당장 무기거래까진 아니어도 군사 관련 행사나 회의를 참관하는 낮은 단계의 교류를 시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국정원은 “미국의 무역 압박이 상당하기 때문에 중국이 북한 비핵화에 공조할 수밖에 없다”며 “대북제재에 위반되는 지원은 절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했다고 한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