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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장의 만남...'하루키 라이브러리' 세계적 건축가 구마 겐고가 설계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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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을 대표하는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지난 해 11월 도쿄 신주쿠에 위치한 와세다대에서 소장 자료 기증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일본 국내에서 열린 기자회견으로는 무려 37년만이었다. [사진=지지통신 제공]

일본을 대표하는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지난 해 11월 도쿄 신주쿠에 위치한 와세다대에서 소장 자료 기증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일본 국내에서 열린 기자회견으로는 무려 37년만이었다. [사진=지지통신 제공]

일본 와세다(早稲田)대에 지어질 ‘무라카미 하루키 라이브러리’를 일본의 대표 건축가 구마 겐고(隈研吾·65)가 설계한다. 마이니치 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다나카 아이지(田中愛治) 와세다대 총장은 20일 기자회견을 열어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村上春樹·70)가 기증할 자료를 보관할 시설의 이름을 ‘국제문학관’으로 정했으며 2021년 4월 개관한다고 발표했다. 도쿄 신주쿠(新宿) 와세다대 캠퍼스 내 4호관을 개조하며, 건물 설계는 도쿄 올림픽 주경기장의 디자인을 담당한 건축가 구마 겐고가 맡는다.

무라카미 하루키, 소장 자료 와세다에 기증 #2021년 4월 '국제문학관'으로 문 열 예정 #도쿄올림픽주경기장 설계한 구마 겐고 참여

국제문학관이 될 건물은 총 6층으로, 무라카미 작가가 학창 시절에 드나들던 연극박물관의 동쪽 옆에 있다. 1층에는 무라카미 작가의 서재를 재현한 공간 및 학생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세미나룸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50개 이상의 언어로 출간돼 있는 하루키 작품의 번역서 등 기증 자료는 가능한 한 열람자가 자유롭게 찾아볼 수 있도록 해 일본과 세계문학 연구의 장으로 활용한다.

구마 겐고 일본 건축가. 김경빈 기자

구마 겐고 일본 건축가. 김경빈 기자

『노르웨이의 숲』 『해변의 카프카』 『1Q84』 등으로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는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지난 해 11월 37년 만에 일본 내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그동안의 작품 활동 과정에서 쌓인 자필 원고와 편지, 장서, 레코드 2만 여 장 등을 1975년 졸업한 모교 와세다대에 기증한다고 발표했다.

회견에서 그는 “40년 가깝게 글을 써오다 보니 자료가 쌓여 집이 엉망이 될 것 같아 기증을 결심했다”며 “나에겐 아이가 없기 때문에 내가 없어지면 그 다음엔 (자료들이) 흩어질지 몰라 그것도 곤란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처음엔 ‘하루키 기념관’을 만들자는 안도 있었지만 내가 아직 죽지 않아서…(그렇게는 안됐다)”고 했다.

특히 이번 문학관의 리노베이션 설계를 일본을 대표하는 건축가 구마 겐고가 맡아 문학과 건축계 두 거장의 만남으로 화제가 되고 있다. 구마는 기자회견에 보낸 영상 메시지를 통해 이번 작업에 대해 “‘살아있는 도서관’을 만들고 싶다는 것이 무라카미씨의 생각”이라며 “리노베이션으로 건물에 새로운 깊이를 담아낼 수 있다”고 말했다.

구마 겐고가 설계한 2020년 도쿄 올림픽 주경기장 예상도. 나무를 소재로 한 경기장이다. [AP=연합뉴스]

구마 겐고가 설계한 2020년 도쿄 올림픽 주경기장 예상도. 나무를 소재로 한 경기장이다. [AP=연합뉴스]

2018년 문을 연 ‘빅토리아&알버트 뮤지엄 스코틀랜드 분관’. [AP=연합뉴스]

2018년 문을 연 ‘빅토리아&알버트 뮤지엄 스코틀랜드 분관’. [AP=연합뉴스]

구마 겐고가 돌을 소재로 설계한 제주 롯데리조트 아트빌라스. [사진 구마 겐고 건축도시설계사무소 홈페이지]

구마 겐고가 돌을 소재로 설계한 제주 롯데리조트 아트빌라스. [사진 구마 겐고 건축도시설계사무소 홈페이지]

1954년 요코하마(横浜)에서 태어나 도쿄대 건축학과를 졸업한 구마 겐고는 나무와 돌 등 자연을 소재를 활용한 건축으로 호평 받는다. ‘산토리미술관’, ‘아사히방송신사옥’, ‘네즈미술관’ 등을 설계했으며, 현재 건설 중인 2020년 도쿄올림픽 주경기장의 디자인 총책임을 맡고 있다. 일본 외 대표작으로는 ‘마르세유 현대미술센터’, ’엑상 프로방스 음악원’, ‘빅토리아&알버트 뮤지엄 스코틀랜드 분관’ 등이 있다.
이영희 기자 misqui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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