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 반영 30% … 누가 유리할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8면

마지막에 누가 웃을까
한나라당 새 당대표를 뽑는 전당대회가 11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다. 당대표 경선에 출마한 8명의 후보자가 5일 오전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에서 손을 맞잡고 당원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부산=송봉근 기자

막판까지 예측을 불허하는 접전 속에 11일 한나라당 전당대회가 개막된다. 2년 임기 동안 2007년 대선과 2008년 총선(18대)을 치르게 되는 차기 당 대표최고위원 선출을 둘러싸고 한나라당 전체가 들썩이고 있다. 당대표와 함께 집단지도체제를 구성할 다른 최고위원 4명의 윤곽도 안개에 싸여 있다. 8명의 출마자들은 10일 대의원들에게 전화를 걸며 당심(黨心)을 잡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한 후보 측 인사는 "아직도 지지 후보를 정하지 못한 대의원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한나라당 전대의 궁금증 다섯 가지.

① 대선 지휘봉 누가 잡을까=이재오.강재섭 후보는 당대표 자리를 두고 막판까지 피말리는 '계가 바둑'을 두고 있다. '관록 있는 통합형 리더'를 주장하는 강 후보와 '구태를 떨치고 미래로 가자'는 이 후보의 접전이 시종 숨막혔다. 두 후보의 혼전은 급기야 박근혜 전 대표와 이명박 전 서울시장 쪽의 대리전 공방으로 번졌다. 팬클럽인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은 "공개적으로 특정 후보를 지지하고 온갖 루머가 떠도는 상황을 초래한 한나라당 대권후보는 이 전 시장밖에 없다"며 이 전 시장을 비판했다. 그러자 '명박사랑'도 "이 전 시장이 이재오 후보를 지지한다는 주장은 얼토당토 않다. 강재섭 후보가 한나라당 분열 획책을 일삼고 있다"고 반박했다.

② 여론조사 변수될까=최근 한나라당 경선 때마다 최대 변수는 여론조사였다. 극명한 사례가 4월의 서울시장 후보 경선이다. 뒤늦게 경선에 뛰어들어 당원.대의원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던 오세훈 후보는 현장 투표에서 맹형규 후보에게 100표가량 뒤졌다. 그러나 여론조사가 합산되자 압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여론조사 반영 비율은 20%. 이번 전당대회에선 이 비율이 30%여서 여론조사의 비중은 더 커졌다. 현장의 대의원 투표에선 이기고 여론조사에서 밀려 당대표를 놓치는 일이 또 벌어질지 관심이다. 공직 후보자를 뽑을 때 여론조사 점수를 도입하는 나라는 세계적으로 우리뿐이다.

③ 미래모임 위력 발휘할까=소장.중도파 의원만 52명(한나라당 의원 수는 123명)이 참여하는 미래모임이 주자로 내세운 권영세 후보의 득표력은 어느 정도일까. 권 후보가 후보로 선출될 때만 해도 "미래모임 출신의 당대표도 가능하다"는 기세였다. 하지만 선거전이 진행될수록 다른 후보들에 비해 조직표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최고위원 당선권 진입조차 불투명한 상황이 됐다. 미래모임이 이벤트엔 강하지만 정작 본선에선 표가 분산되는 허약한 그룹인지 여부가 전당대회에서 드러날 것 같다.

④ 전여옥 후보는 얼만큼 강할까=전 후보는 유일한 여성 후보다. 한나라당 당헌상 최소한 여성 한 명은 최고위원으로 선출하도록 돼있다. 따라서 전 후보는 최고위원의 당선이 확정된 상태다. 전당대회 출마가 거론되던 다른 여성 의원들이 모두 도전을 포기할 만큼 전 후보의 위세는 등등하다. 한때 "1인 2표제의 두 번째 표가 집중돼 당대표가 될지 모른다"는 설이 돌 정도였다. 하지만 한 표가 아쉬운 다른 후보들이 "당선이 확정된 전 후보 대신 나를 찍어달라"고 나섰다. 전 의원은 "지지율이 높아야 제대로 싸울 수 있다"고 호소하기에 이르렀다. 전 후보는 박근혜 전 대표와 속을 주고 받는다는 '박근혜의 여인'이다.

⑤ 경선 후유증은 견딜 만할까=전당대회가 유례 없는 과열을 겪으며 후유증을 염려하는 당 안팎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박 전 대표는 측근들로부터 이 전 시장 쪽의 이재오 후보 지원 움직임을 보고받고 "이런 식으로 하면 전당대회 이후가 염려된다"고 말했다 한다. 일단 강.이 후보는 모두 "내가 통합을 이루겠다"고 장담하고 있다.

강주안 기자<jooan@joongang.co.kr>
사진=송봉근 기자 <bksong@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