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여행 대신 수해 현장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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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대전대학교 정보통신공학 전공 3학년 학생 33명이 졸업여행을 취소하고 수해지역 자원봉사에 나섰다.

이들은 당초 1인당 25만원씩 들여 이달 초 2박3일 일정으로 제주도로 졸업여행을 가기로 했었다. 그러나 여행사와 최종 계약하기에 앞서 회의를 열고 "수재민들이 고통을 겪고 있는데 놀러갈 수 없다"며 "차라리 수재민들을 도와주자"고 의견을 모은 것이다.

지난달 30일 경남 남해군 삼동면에 도착한 이들은 2일까지 수해 수해복구 활동을 펼친다.

잠은 마을회관에서 자고 식사는 1인당 3만원씩 내 해결하기로 했다. 학교 측도 학생들의 뜻을 전해 듣고 학교버스를 지원했다.

이들은 2박3일 간 어장복구, 오물수거 등의 작업과 함께 전공을 살려 태풍 피해를 본 컴퓨터 수리도 하고 있다.

이 학과의 유찬근(23)씨는 "졸업여행을 노는 것으로 보내는 것보다 수재민들의 복구활동에 조금이나마 보탬을 주는 게 더 바람직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윤동원 교수는 "우리 학생들이 '매미'의 상흔을 치유하기 위해 단 한 번뿐인 졸업여행을 반납하고 수해복구에 동참키로 해 너무 대견스럽다"고 말했다.

대전=김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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