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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빈손땐 필요없다"···TV아사히도 G20 한일회담 보류 보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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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결정된 게 없다”는 일본 정부의 입장 표명에도 불구하고 일본 언론에서 “G20(주요20개국)정상회의때의 한ㆍ일 정상회담이 보류됐다”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2017년 독일에서 만난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총리. 청와대 사진기자단

2017년 독일에서 만난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총리. 청와대 사진기자단

19일자 산케이 신문 조간 보도에 이어 유력 민방인 TV아사히의 메인 뉴스 ‘보도스테이션’도 19일 밤 외무성 간부를 인용해 "일본 정부가 회담 개최를 보류한다는 방침을 굳혔다"고 전했다.

"文,빈손으로 오면 정상회담 필요없다"는 뜻 #회담 촉구 마이니치 "한국 제안 거부가 당연" #"文정권 3년간은 관계 개선 어렵다" 주장까지

TV아사히에 따르면 외무성의 간부는 "징용 재판과 레이더 조준 문제와 관련해 한국측이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란 이유를 밝혔다.

평소 아베 정권에 대해 비판적인 ‘보도스테이션’의 해설자 고토 겐지(後藤謙次)는 "문재인 대통령이 빈 손으로 온다면 회담을 할 필요가 없다는 게 아베 정권의 생각”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 남은 임기 3년 동안은 한국과의 현안 해결이 어렵지 않느냐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일본 정부내의 불신감이 커지고 있다”며 “위안부 합의를 한국이 틀면서부터 한국에 대한 불신이 계속 쌓여왔다”고 말했다.

마이니치 신문은 이날 ‘대화없이 해결 없다’는 제목의 사설에서 정상회담 개최를 촉구했다.
“한 번의 회담으로 극적인 진전을 바랄 수는 없고, 회담이 열려도 주장이 충돌할 가능성이 크겠지만 양국의 리더가 진지하게 마주하는 자세를 보이는 것만으로 큰 의미가 있다”며 “정상끼리 대화를 쌓아나가면 국민들간의 불신도 불식할 수 있다"고 했다.

한일정상회담 개최를 촉구한 마이니치 신문 사설

한일정상회담 개최를 촉구한 마이니치 신문 사설

하지만 마이니치의 이 사설조차도 전날 한국 정부가 발표했던 제안 자체는 높이 평가하지 않았다.

한국 외교부는 19일 “소송당사자인 일본 기업을 포함한 한ㆍ일 양국기업이 자발적 출연금으로 재원을 조성해 확정판결 피해자들에게 위자료 해당액을 지급해 당사자들간 화해를 이루는 방안을 일본이 수용하면 청구권 협정상 (외교적)협의 절차를 수용하겠다”고 했다.

마이니치 사설은 “이는 한국의 대법원 판결을 받아들이라고 일본 정부를 압박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G20정상회의 개최 전에 대책을 만들었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었을지는 모르지만, 이런 조건이 붙은 협의 제안은 일본 정부가 거부하는 게 당연하다"고 했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 [연합뉴스]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 [연합뉴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관방장관은 20일 오전 정례 브리핑에서 한국측 제안에 대해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재차 못박았다.

그는 “이번 제안은 한국의 국제법 위반 상태를 시정하지 못하고, 문제의 해결책도 되지 못한다”,“1월9일 일본이 (1965년)청구권 협정에 따른 협의를 요청한 지 4개월이나 지났다”고 했다.

그동안 전혀 반응을 보이지 않다가 뒤늦게 제안한 조건부 협의에 응할 수 없다는 뜻이다.

도쿄=서승욱 특파원 ss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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