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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 국빈만찬 간 文, 따루가 인사 건네자 "미수다!" 반색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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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후 헬싱키 대통령궁에서 열린 국빈만찬에서 따루 살미넨과 인사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핀란드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후 헬싱키 대통령궁에서 열린 국빈만찬에서 따루 살미넨과 인사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핀란드를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오후 7시 헬싱키 대통령궁에서 열린 사울리 니니스퇴 대통령 주최 국빈만찬에 김정숙 여사와 함께 참석해 환대를 받았다.

“한국인들, 핀란드라는 나라 이름에서 행복 떠올려, # 혁신으로 성장동력 창출하고 포용·복지 추구한 덕”

이날 국빈만찬에 문 대통령은 핀란드 측 관례에 따라 턱시도를 입고 참석했다. 김정숙 여사는 자주색 한복을 입었다. 니니스퇴 대통령도 턱시도 차림을 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 TV에 방영됐던 예능프로그램 ‘미녀들의 수다’로 이름이 알려진 핀란드인 따루 살미넨이 입장해 한국어로 “안녕하세요. 따루입니다”라고 인사를 건네자 즉각 알아보고는 “미수다”라고 답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사울리 니니스퇴 대통령 주최 국빈만찬에서 답사를 통해 “세 차례의 남북 정상회담과 두 차례의 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남북미 정상들은 비핵화와 평화를 향한 공감대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핀란드를 상징하는 또 다른 단어는 평화로, ‘헬싱키 프로세스’는 유럽에서 냉전체제를 걷어내고 ‘철의 장막’을 무너뜨리는 단초가 됐다”며 “핀란드에서 시작된 소통과 이해의 노력은 평화의 바탕 위에서 경제적 번영을 이루는 유럽통합의 초석이 됐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에도 평창 동계올림픽의 북한 참가를 시작으로 마지막 남은 냉전을 녹여낼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며 “평화야말로 인간의 잠재력을 꽃피우게 하고 공동체를 발전시키는 힘”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외세의 지배와 전쟁의 상처를 딛고 화해·평화의 장을 연 핀란드가 언제나 함께 해주실 것으로 믿는다”고 덧붙였다.

이어 “핀란드와 한국은 공통점이 많다”며 “양국은 지정학적 여건에 따른 잦은 외세의 침략에도 고유의 정체성을 굳건히 지켜왔고 전쟁의 상처와 자원의 빈곤을 딛고 경제성장을 이뤄냈다”고 말했다.

핀란드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핀란드 대통령궁에서 열린 국빈만찬에 참석해 참석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청와대 페이스북]

핀란드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핀란드 대통령궁에서 열린 국빈만찬에 참석해 참석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청와대 페이스북]

문 대통령은 “양국은 다양한 분야에서 우정과 신뢰의 역사를 쌓아왔다”며 “핀란드에서는 80년 전 한국어가 소개됐고, 명문 헬싱키 대학과 투르쿠 대학 등을 중심으로 한국어와 한국학 연구가 체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또 “최근 한국 방송에서는 핀란드 청년들의 순박하고 꾸밈없는 매력이 소개됐고, 핀란드에 대한 관심을 더욱 높여줬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인들은 핀란드라는 나라 이름에서 ‘행복’이란 단어를 떠올린다. 유엔 행복지수 보고서에서 핀란드는 1위를 기록하고 있다”며 “그 비결 중 하나가 혁신을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하면서 포용·복지를 균형 있게 추구해온 덕분이라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니니스퇴 대통령은 만찬사에서 “한국에서는 ‘휘바 휘바’라는 단어가 핀란드를 대표하는 말로 유명한 것 같다. 덕분에 핀란드는 긍정적 이미지를 갖게 됐다"며 "핀란드와 한국은 서로에게 많은 것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 세계적으로 긴장이 높아지고 있고, 저는 특히 외교의 미래에 대해 우려를 갖고 있다”며 “시기가 어려울수록 더욱 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만찬에는 우리측에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 등 공식 수행원은 물론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 이정수 플리토 대표, 양승찬 스타스테크 대표, 이수진 야놀자 대표, 전상열 나우버스킹 대표 등 스타트업(신생벤처기업) 대표들이 김태형 GS글로벌 대표이사, 양진모 현대자동차 부사장, 주은기 삼성전자 부사장, 이성수 한화디펜스 대표이사 등 대기업 대표·임원들이 함께 참석했다.

한편 따루는 과거 KBS 예능프로그램 ‘미녀들의 수다’에서 출연한 핀란드인이다. 평소 한국 문화에 대한 깊은 이해도와 논리정연한 말솜씨로 많은 한국인에게 사랑을 받았다. 특히 홍어, 청국장, 닭내장탕에 곱창까지 한국인보다 더 한국인 입맛을 자랑하는 따루는 막걸리에 빠져 본인 이름을 딴 주막을 열기도 했다.

따루는 2012년 심리학을 전공하고 뇌과학을 연구하는 동갑의 한국인 유학생 남편과 결혼했고, 2014년에 한국 영주권(F-5 영주체류자격)을 취득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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