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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미국을 “친구”라 부르며 ‘새 반격 카드’ 꺼냈다

중앙일보

입력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7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을 공식 석상에선 처음으로 “친구”라 불렀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8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국제경제포럼에 참석한 시 주석이 미·중 관계를 설명하는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보도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7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국제경제포럼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중국 신화망 캡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7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국제경제포럼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중국 신화망 캡처]

SCMP에 따르면 시 주석은 “나는 중국과 미국이 완전히 디커플링(탈동조화) 되는 걸 상상할 수 없다. 내가 바라는 바도 아니고, 미국 친구들도 원하는 바가 아닐 것이다. 또 나의 친구 트럼프가 바라는 바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시진핑, 공개 석상에서 처음 트럼프를 “친구”라 불러 #“파괴자 아닌 건설자 되고 싶다”며 타협적 태도 # 그러나 행동은 ‘새 리스트’ 만들어 대미 반격 준비 # 미국 기업에 중국의 첨단기술 공급 중단할 수도 #

홍콩 명보(明報)도 러시아 스푸트니크 통신사의 보도를 인용해 시 주석이 “우리와 미국 간에 일부 무역 마찰이 있긴 하지만, 중국과 미국은 이미 ‘당신 속에 내가 있고, 내가 당신 속에 있는(你中有我 我中有你)’ 관계”라면서 이같이 말했다고 전했다. 시 주석은 또 “나는 장벽을 세우거나 도랑을 파고 싶지 않다”며 “파괴자가 아닌 건설자가 되고 싶다”고 밝혀 미국과의 무역 전쟁에서 대결보다는 해법을 찾으려는 타협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홍콩 언론들은 분석했다.

그러나 중국 신화통신사는 8일 중국 당국이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새로운 ‘국가 기술 안전관리 리스트’를 만들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지난달 31일 중국 상무부가 준비하겠다고 발표한 ‘신뢰할 수 없는 실체 리스트’와는 별개의 것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7일 "중국과 미국이 디커플링 되는 걸 상상할 수 없다"며 "나도 바라지 않고 내 친구 트럼프도 바라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시 주석이 공개석상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친구"라 부른 건 처음이다. [중국 신화망 캡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7일 "중국과 미국이 디커플링 되는 걸 상상할 수 없다"며 "나도 바라지 않고 내 친구 트럼프도 바라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시 주석이 공개석상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친구"라 부른 건 처음이다. [중국 신화망 캡처]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가 주도해 만들게 될 ‘국가 기술 안전관리 리스트’는 중국이 가진 첨단 기술의 대외 이전을 제한하는 역할을 할 전망이다. 중국 환구시보(環球時報)는 “글로벌 공급사슬에서 중국 또한 많은 첨단기술을 갖고 있다”며 “이런 첨단기술을 미국 기업에 공급하지 않을 경우 미국은 엄청난 충격에 빠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환구시보는 “만일 미국이 계속해서 (미·중) 양국 간의 공급사슬에 충돌을 일으킨다면 그건 분명히 강과 바다가 뒤집어지는 혼전을 야기할 것”이라고 말해 중국의 강한 반격을 시사했다. 미국이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華爲)에 대한 거래 제한을 계속 추진할 경우 중국도 미국 기업을 상대로 똑같은 반격에 나서 앞으로 양국이 입게 될 손실은 예상하기 어려운 상태가 될 것이라는 이야기다.

새로운 리스트는 중국의 국가 안전법에 근거해 마련되는 것으로 중국의 자의적인 판단에 따라 집행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대해 환구시보는 “모든 법규엔 모호한 지대가 있기 마련”이라고 주장했다. 리스트가 남발될 가능성이 우려되는 대목이다.
베이징=유상철 특파원 you.sangch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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