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규현 신부 북한에 파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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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대표 김승훈 신부)은 26일 북한을 방문중인 임수경 양의 판문점을 통한 귀국에 동행하기 위해 필리핀에 체류중인 문규현 신부(44)를 북한에 파견했다고 밝혔다.
사제단은 이날「통일의 길에 동참하고자 문 신부를 북한에 파견하며」라는 제목의 성명서에서『임 양의 방북은 분단의 현실이 안타까워 자신을 바쳐서라도 민족 재 일치를 이루고야 말겠다는 젊은 대학생들의 애국충정』이라고 전제하고『사제단은 카톨릭신자인 임 양을 보호하고 통일에 대한열망을 확고히 하기 위해 문 신부를 대표로 북한에 파견해 임 양과 함께 판문점을 거쳐 귀환토록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문 신부는 25일 오전10시30분 일본을 떠나 북경에 도착했으며 26일 오후5시쯤 평양에 도착한다고 국제전화를 통해 사제단에 알려 온 것으로 밝혀졌다.
사제단은 또『문 신부의 파견에 앞서 김수환 추기경에게 사전 상의한 적이 없으며 26일 오전 기자회견직전에 방북사실을 전했다』며『이번 문 신부의 방북은 문 신부 개인의 결단이 아니라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의 결정에 의해 사제단대표자격으로 파견했기 때문에 전국11개교 구를 대표하는 상임위원신부 16명이 연대책임을 질 것』이라고 밝혔다.
사제단은 또 문 신부를 대표로 파견한데 대해 문신부가 미국영주권을 갖고 있을 뿐 아니라 문신부가 근무하는 필리핀소재 아시아주교 회의인 성회 책임주교인 하마오 대주교로부터 방북허락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사제단은 이와 함께 지난 22일 사제단 남국현 신부(40)기 하마오 주교 앞으로『문신부가 미국영주권을 갖고 있기 때문에 판문점을 통해 임 양과 귀환하는데 가장 적임자라고 생각하니 북한여행을 허락해 달라』며『우리들이 적절한 시기에 문 신부 방북사실을 통보할 터이니 하마오 주교께서는 김수환 추기경을 비롯, 한국교회 지도자들과 이 같은 사실을 미리 접촉할 필요가 없다』라는 내용의 편지와 지난 24일자 하마오 주교의 문 목사 방북허락을 내용으로 하는 답신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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