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트롤 플레이」라야 장신벽 넘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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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서울 국제농구 결산
○…89 서울국제농구대회는 단신의 한국팀이 구미 장신들과 맞서기 위해서는 특유의 외곽슛을 바탕으로 남녀 모두 공격에서 30초를 충분히 활용하는 지공이, 또 기회만 잡으면 속공으로 밀어붙이는 컨트롤 플레이가 최선의 전략임을 교훈으로 남겼다. 이에 따라 한국은 앞으로 더욱 체력을 보강하고 기동력 있는 플레이를 펼쳐 나갈 수밖에 없게 됐다.
또 수비에서는 시종 밀착방어를 구사해야만 장신들의 골밑 돌파를 효과적으로 봉쇄할 수 있어 전 선수를 고루 기용할 수 있도록 2진급 선수들의 갭을 좁히는 것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이번 대회에는 농구협회가 당초 구미의 최강국가대표팀을 초청하겠다고 호언했으나 미국 여자팀이 수준이하의 팀으로 돌변, 협회의 외교능력이 도마에 올랐다. 구미팀들은 이미 1년전 경기스케줄이 확정되는데 협회는 이번 대회 외국팀 초청 섭외를 올 들어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당초부터 무리를 범했다.
올해로 5회 째를 맞는 이번 대회에 체육부에서 4천7백여만원의 국고지원을 받았으나 수준이하의 팀을 초청한 것은 농구협회의 무사안일주의를 단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특히 이러한 단일팀들에게 체재비는 물론 항공료까지 지불한 것은 한심스러울 정도라는 중론.
○…2개의 중국이 출전, 관심의 대결을 벌였으나 종래 「남북한 대결」의 양상과 비교할 때는 맥빠질 정도의 모범적 플레이로 일관, 눈길을 끌었다.
중국과 대만선수들은 코트에서뿐만 아니라 묵고있는 호텔 등 코트 밖에서도 우의를 다져 부러움을 샀다.
지난 18일 대만선수의 방에서 생일을 같이 맞은 대만의 「루치칭」과 중국의 「순펭우」를 합동으로 축하하는 회식을 갖는 등 2개의 중국은 체제만 다를 뿐 이질감과 위화감이 전혀 없음을 과시하기도 했다.
특히 양팀 선수들은 22일 경기 때 승부를 떠나 동족끼리 스포츠를 통해 하나가 될 수 있음을 양국국민들에게 알리자고 굳게 다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날 양팀간의 경기는 파울이 36개에 불과(미l소 경기 63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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