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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차 인기 높아지는데…고작 월 970원 이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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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중형 세단 가솔린차와 비교했을 때 액화석유가스(LPG) 차량의 경제성이 기대 이하라는 지적이 나왔다. LPG차가 기름 값 인상과 정부 규제 완화로 판매량이 늘고 있는 분위기와는 엇갈리는 분석이다.

쏘나타 연료별 연간 유지비용 #가솔린 281만원, LPG 217만원 #연비 감안 땐 싼 LPG 효과 못봐 #최신 말리부 가솔린형 236만원 #쏘나타 LPG모델과 큰 차이 없어

LPG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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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LPG 차량 규제를 완화하면서 3월 26일부터 누구나 LPG 차량을 살 수 있게 됐다. 대표적인 LPG차(르노삼성차 SM6 2.0 LPe)의 지난달 판매량(1090대)은 2배 이상(106%) 늘었다.

LPG 차량 인기 배경은 저렴한 유지비다. LPG 차는 출력이 떨어지는 대신, 연료(LPG) 가격이 휘발유보다 43% 싸다(오피넷 기준). SM6 차량으로 한 달에 2000㎞를 주행한다면, 연간 LPG차 연료비(212만원)가 가솔린차(276만원)보다 64만원 싸다는 뜻이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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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박해인 GM테크니컬센터코리아 말리부차량개발총괄은 “신차는 다르다”고 반박했다. “최근 등장한 가솔린차량 연비가 워낙 효율적이라서 LPG 차량과 비교해도 유지비도 큰 차이가 없다”는 설명이다. 그는 가솔린 차량인 한국GM의 중형세단 말리부 1.35터보 모델을 사례로 들었다. 이 차량(공인연비 14.2㎞/L)은 LPG차량인 현대차 쏘나타 LPi(10.3㎞/L)나 르노삼성 SM6 LPe(9.3㎞/L)보다 연비가 28~35% 우수하다.

그는 연간 2만㎞를 주행할 경우, 가솔린차 유지비(235만6860원)가 LPG 차량과 별반 차이가 없다고 주장한다. 같은 기준으로 계산하면 쏘나타 LPi(216만8240원) 보다 월 1만5000원, SM6 LPe(234만5180원)보다 월 970원만 더 지불하면 된다는 것이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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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유지비는 비슷한데 출력(156마력)이나 토크(23.1㎏·m)는 가솔린차가 월등히 우수하다는 것이 박 총괄의 요지다. 실제로 현대차 쏘나타 LPG 모델(146마력·19.5㎏·m)은 가솔린 모델(160마력·20.0㎏·m)보다 출력과 힘이 떨어진다. 기아차 K5도 LPG 모델(151마력·19.8㎏·m)이 가솔린 모델(163마력·20.0㎏·m)보다 힘이 뒤진다.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교수는 “LPG차는 출력이 떨어지고 충전도 불편한데, 연비가 낮아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가솔린차 대비 10~30% 많다”며 “LPG 가격이 저렴한 것도 유류세율이 낮기 때문인데, 가솔린차와 유지비 격차마저 크지 않다면 소비자 입장에서 LPG차를 구입할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반론도 만만찮다. 르노삼성차는 “LPG 차량 성능이 내연기관보다 뒤처진다는 건 편견”이라며 지난달 11일 강원도 인제 스피디움 경주용 트랙에서 SM6 LPe 차량 시승 행사를 열었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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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진만 대한LPG협회 상무는 “최근 웬만한 운전자가 체감하기 어려울 정도로 LPG 차량 기술이 향상했다”며 “막상 시승을 해보면 LPG 차량의 힘이 가솔린차에 크게 뒤지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또 이런 주장은 말리부 1.35터보가 동급 최고 연비를 기록한 차량이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일반 자연흡기엔진의 경우 LPG차와 경제성 격차는 여전히 상당하다. 예컨대 쏘나타의 경우 연간 가솔린차 유지비(281만40원·2.0기준)는 LPG차(216만8240원·LPi2.0기준)보다 64만원 정도 비싸다. 같은 중형세단인 SM6도 LPG차(234만5180원·2.0 LPe)와 가솔린차(315만1280원) 연간 유지비 격차는 80만원이 넘는다. 도요타 캠리(313만5010원) 등 수입차와 비교하면 LPG차 유지비가 최대 100만원 가까이 저렴하다. 여기서 유지비는 2만㎞를 동력별 연비로 나눈 뒤, L당 유가(충전비)를 곱한 금액에 자동차세금을 더한 금액이다. 가솔린차 연비가 LPG차보다 좋다는 사실을 감안해도, 총유지비는 다소 차이가 난다는 뜻이다.

인천·인제=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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