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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좋아진다는데 연이은 적신호...한경연·KDI 어두운 전망

중앙일보

입력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경제의 잠재성장률은 지속적으로 하락해왔다. 자료:한국경제연구원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경제의 잠재성장률은 지속적으로 하락해왔다. 자료:한국경제연구원

경제 상황을 낙관하는 정부 인식과 다르게 각종 지표가 내림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9일 진행된 KBS 특집 대담에서 경제성장률에 관한 질문에 “다행스럽게도 서서히 좋아지는 추세”라며 “거시적으로 볼 때 한국경제가 크게 성공한 것은 인정해야 한다”며 장밋빛 해석을 내놨다.

하지만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기 대비 마이너스 성장(-0.3%)을 기록한 데 이어 앞으로의 상황도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각종 연구기관이 예상하는 경제 지표들이 모두 하락하고 있어서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이 19일 발표한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 추정 및 시사점’에 따르면 향후 4년간(2019~2022년) 국내 경제의 잠재성장률이 2.5%까지 낮아지는 것으로 예상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9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KBS 특집 대담 프로그램에서 경제성장률에 관해 "서서히 좋아지는 추세"라며 향후 경제 상황을 낙관하기도 했다. [사진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9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KBS 특집 대담 프로그램에서 경제성장률에 관해 "서서히 좋아지는 추세"라며 향후 경제 상황을 낙관하기도 했다. [사진 청와대]

잠재성장률은 급격한 물가 변동 등 특별한 변수가 없을 때 최대로 추정할 수 있는 GDP의 성장률이다. 전년 대비 경제가 얼마나 성장할 수 있는지 예측하는 도구로 쓰인다. 실제 GDP 성장률과 비슷하게 나오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국가 경제의 미래를 가늠하는 역할을 한다.

보고서는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던 과거와 달리 저성장이 굳어진 미래가 올 것이라고 예견했다. 실제로 기간별 잠재성장률의 평균치를 계산한 결과는 지속해서 낮아지고 있었다. 1989~2000년 평균 잠재성장률은 7.7%에 달했다. 이후 2016~2018년 2.7%까지 급락한 것에 이어 2030년대에는 1%대 수준으로 내려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잠재성장률이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이유는 낮아진 생산성이었다. 제품을 만들고 서비스를 공급하는 이들의 생산 능력이 점차 하락한다는 의미다. 보고서는 “공급부문의 생산성 저하가 잠재성장률 하락의 주요한 원인”이라면서 “생산성의 하락추세가 빠르게 진행되면 잠재 성장률은 제시한 결과보다 더욱 하락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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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중장기 전망을 어둡게 내다봤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7일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우리 경제의 성장률 둔화와 장기전망’ 보고서에서 국내 경제가 현 수준의 생산성을 유지할 경우 2020년대(2020~2029년)의 GDP 성장률이 1.7%에 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어두운 전망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 필수라고 지적한다. 이승석 한경연 부연구위원은 “잠재성장률의 제고를 위해 정책당국은 과감한 구조개혁과 규제철폐를 통해 공급부문의 생산성을 증대시켜야 한다”면서 “기업들 역시 안정적 투자보다는 공격적 투자로의 태세전환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윤상언 기자 youn.sang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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