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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년기에 가난한 사람, 결핵 걸리면 더 가난해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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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취약계층 무료 결핵 검진   (서울=연합뉴스) 최재구 기자 = 3일 서울 종로구 돈의동 쪽방촌 주변에서 서울시와 대한결핵협회가 이동 검진차를 이용해 주민들에게 무료 결핵 검진을 하고 있다. 서울시는 취약한 주거환경에 따른 면역력 저하로 결핵 발생 우려가 높은 거리노숙인 및 쪽방 주민 등 의료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오늘부터 다음 달 8일까지 결핵 검진을 실시한다. 2019.4.3   jjaeck9@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의료 취약계층 무료 결핵 검진 (서울=연합뉴스) 최재구 기자 = 3일 서울 종로구 돈의동 쪽방촌 주변에서 서울시와 대한결핵협회가 이동 검진차를 이용해 주민들에게 무료 결핵 검진을 하고 있다. 서울시는 취약한 주거환경에 따른 면역력 저하로 결핵 발생 우려가 높은 거리노숙인 및 쪽방 주민 등 의료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오늘부터 다음 달 8일까지 결핵 검진을 실시한다. 2019.4.3 jjaeck9@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어릴 때 사회경제적 위치가 낮았던 사람이 결핵에 걸리면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할 가능성이 높고, 1998년 IMF 외환위기가 이러한 상황을 더 악화시켰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홍조 대한결핵협회 결핵연구원 연구센터장은 정혜주 고려대 교수·문테이너 토론토 대학 교수팀과 1980~2012년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이용해 결핵 진단을 받고 난 뒤 치료를 받은 이력이 있는 환자 등을 포함한 2만8136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연구결과를 17일 공개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유년기에 사회경제적 지위가 낮은 사람이 결핵에 걸리면 안 걸린 사람보다 소득수준이 1.3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러한 수치는 외환위기(IMF)를 겪으며 2.1배로 높아졌다. 반면 유년기에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았던 사람은 결핵에 걸린 것과 상관없이 비슷한 소득수준을 유지했다.

[자료 대한결핵협회]

[자료 대한결핵협회]

연구팀에 따르면 금융위기(IMF) 이후 결핵 등 질병을 앓은 환자들이 휴직, 퇴직 등을 거치며 경제적 곤란을 겪었는데, 이들이 질병을 앓고 난 뒤 얻은 경제적 곤란을 극복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질병과 가난의 상관관계를 따져 결핵을 포함한 건강정책이 사회·노동정책과 긴밀하게 연결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세계보건기구(WHO) 추정치에 따르면 한국의 결핵 발생률은 10만명당 70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중 1위다. 사망률도 10만명당 4.9명으로 1위다. 이에 연구팀은 "한국은 중등도 이상의 질병 부담을 가졌지만 이런 사회적 영향을 완화하려는 전략은 찾아보기 힘들다 "라고 지적한다. 세계보건기구(WHO)도 결핵전략(End TB 전략)의 핵심 3대 지표 중 하나를 '결핵으로 인한 재난적 의료비를 경험하는 가구의 비율을 '0'으로 만드는 것'으로 설정했다. 보편적 의료보장과 사회적 보호를 강조한다.

이번 연구결과에 대해 최 센터장은 “질병으로 인한 의료비 피해 이외에 직업상실, 소득감소 등으로 결핵이 다시 가난을 만든다는 점을 보여줬고, 결핵과 빈곤의 상관관계의 강도가 사회경제적 상황에 따라 더 세지는 등의 변화를 만든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를 담은 논문은 국제 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에 게재됐다.

김태호 기자 kim.tae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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