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의장 만난 양정철 “나에게 ‘양비’임명장 주신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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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정철 신임 민주연구원 원장이 16일 오전 문희상 국회의장을 예방하기 위해 국회의장실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양정철 신임 민주연구원 원장이 16일 오전 문희상 국회의장을 예방하기 위해 국회의장실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의 싱크탱크를 이끌게 된 양정철 신임 민주연구원장은 16일 국회를 찾아 문희상 국회의장을 예방했다. 두 사람은 이날 배석자 없이 만나 20여분 간 얘기를 나눴다.

양 원장과 문 의장의 인연은 과거 노무현 대통령 참여정부 당시로 거슬러 올라간다. 문 의장이 2003년 노무현 정부의 초대 대통령 비서실장을 맡았을 때 양 원장은 청와대 국내언론행정관·비서관으로 일하면서 ‘한솥밥’을 먹은 인연이 있다.

양 원장은 이날 문 의장 예방 직후 기자들과 만나 "여의도에 2년 만에 왔으니 여의도 큰 어른께 개인적으로 인사드리러 온 것"이라며 "(사람들이) 저에게 '양비'(양 비서관)이라고 하는데, 그 비서관 임명장을 주신 분"이라고 예방 배경을 설명했다.

이 자리에서 문 의장은 양 원장에게 현 정치 상황에서 집권여당의 정책을 설정하는 민주연구원 원장으로서의 역할에 대해 조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 원장은 “우리 정당정치가 정책과 비전, 담론으로 여야가 선의의 경쟁을 하는 정치문화로 바뀌었으면 하는 소망이 있다”며 “의장님께서 정당정치가 한 단계 미래로 가기 위해 가져야 할 국회 상에 대한 고민을 수준 높게 가지고 계신 분이라 가르침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의장님께서 제가 (민주연구원장에) 부임한 것을 계기로 집권당이 정책과 비전, 수준 높은 담론을 차분하게 준비하는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며 “민주당뿐만 아니라 각 정당들이 서로 정책·비전·담론으로 선의의 경쟁을 하는 정치문화로 갈 수 있도록 분발하라고 당부하셨다”고 전했다.

양 원장은 “의장님께서 말씀하시는 내용을 잘 받들어서 총선 같은 정치상황과 관계없이, 집권당으로서 민주연구원이 좋은 정책과 비전을 준비해 야당과 선의의 정책 경쟁구도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생각을 새삼 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한 정당의 연구원장이 국회의장을 만난 것은 이례적이라 정치적 의미를 부여하는 목소리가 있다’는 질문에 “(정치적 의미가) 없다”고 선을 그으며 “다음 주가 돌아가신 노무현 전 대통령 10주기라서 노 전 대통령 얘기, 청와대 얘기 등으로 모처럼 추억 여행도 했다”고 설명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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