톤 조절 나선 트럼프? “中과 사소한 다툼”…협상 의지 내비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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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의 무역협상은 결렬되지 않았다고 강조하면서 현 상황에 대해 사소한 다툼(a little squabble)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관세전쟁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잇따르자 타결 가능성을 열어두며 톤 조절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대화 지속” 여론 의식한 듯 낙관론 펼쳐 #美 재무부 “조만간 협상 재개”

1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우리는 수십년간 매우 불공정한 대우를 받아왔기 때문에 중국과 사소한 다툼을 벌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관계는 대단하고 아주 좋다. 그는 중국을 위하고 나는 미국을 위한다”라는 말도 덧붙였다. 통신은 트럼프가 “중국과의 무역협상 타결에 대한 낙관론을 펼치며 톤을 누그러뜨리고자 했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A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지난 9~10일 워싱턴에서 열린 이틀간의 고위급 협상과 관련, 결렬됐다는 표현을 부인하며 “대화는 진행되고 있으며 항상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는 다음 달 말 일본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주석을 만나겠다는 뜻을 밝혀 정상 간 만남에서 최종 담판을 지을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이날 중국 정부 역시 전날의 강경 기조에서 다소 수위를 낮춰 미국과 논의를 지속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겅솽(耿爽)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이같이 말하며 “대화가 어떻게 지속할 지는 양국이 향후 협의를 통해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미 재무부는 양국 간 협상이 조만간 중국서 재개될 것임을 시사했다. 재무부 대변인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의 방중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곧 어느 시점에 중국에서의 협상을 계획할 것으로 예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시점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지난주 고위급 협상 직후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은 중국이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므누신 장관을 베이징으로 초청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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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여전히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인상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고 전했다. 전날 USTR는 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할 3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 목록을 공개했다. 휴대전화와 컴퓨터, 의류와 신발 등 광범위한 소비재가 대거 포함된 목록이다. 이날 dpa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는 백악관에서 추가 관세 부과와 관련 “아주 강력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통신은 “중국 역시 이런 압박에 굴하지 않겠다는 뜻을 보였다”며 “무역전쟁의 확전은 세계 공급선을 붕괴시키고 세계 경제에 타격을 줘 금융시장 불안을 가중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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