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원 의원, 김일성·허담 과 면담내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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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김일성과 대화>

<김일성>
▲북과 남이 전쟁상태에서 통일을 하자고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그러므로 먼저 남조선에서 하는 팀스피리트 훈련을 중지하고 불가침조약을 맺어야하며 그 다음에 현재의 남북 양제도를 인정하는 연방제의 토대 위에서 연방위원회 또는 민족최고위원회 등을 만들면 된다.
▲외국군대가 떠나야 한다. 불가침조약 체결 후 미군을 철수시키겠다는 「노」선언은 명분이 없다.
▲남조선 당국은 왜 정부만이 대화를 독점하러 하는가. 모든 사회운동 단체들도 독자적으로 대화할 수 있는 통로가 있어야 한다.
▲나는 서 의원을 믿고 있겠소. 부디 남조선 해방을 위해 투쟁해 주기 바라오.

<서경원>
▲남한이 경제적으로 성장했다고 떠들어대나 GNP 성장률에 허위가 많아 크게 신경쓸것이 없다.
▲남한에서는 통일의 가장 큰 장애요인인 반공이데올로기를 타파하기 위해 투쟁하고 있지만 야당의 보수적 성향으로 인하여 투쟁의 한계를 갖고있고 학생운동도 대중과 호흡이 안 맞아 큰일이다.
▲증자교환을 위해 남북농민대표들이 판문점에서 만날 수 있도록 해달라.
▲휴전선에서의 군사방송은 병사들을 위로하는 방향으로 하면 공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저도 평소에 주석님과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크게 공감합니다.

<허담과 대화>

<허담>
85년 이후 우리와 함께 사업을 하면서 정말 수고가 많았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농민 운동을 주도하여 대 정부 투쟁에 위대한 공헌을 하였고 이제 국회에도 진출하셨으니 남조선 해방투쟁에 기대하는 바가 크다.
▲우리는 한반도 통일의제1과제로 북· 남간에 불가침 조약을 체결하고 미군철수가 선행되어야 하며 그 바탕 위에서 남북연방제가 실시되어야 한다고 본다.
▲이어서 허담은 남한으로 귀환 시 다음과 같은 사항을 명심하여 적극추진, 성과를 거양 하라며 첫 째, 국회에서의 동조세력을 육성하라. 둘 째,북·남 국회회담을 보면 평민당 이나 민정당 이나 다를 게 없다. 평민당이 통일을 위해 주도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촉매역할을 하라. 셋 째, 김수환 추기경 방북을 추진하라.
넷째, 농민운동을 대중 조직화하여 남북교류를 촉진하는 동시에 재야운동권을 결속, 정당· 사회단체·농민·학생 등 모두가 정부 간섭 없이 북한과 대화할 수 있도록 하라. 다섯 째, 남한의 운동권이 북쪽용어를 여과 없이 그대로 구호로 사용하여 과격한 운동을 하지 않도록 하라. 북쪽이 운동권 자들의 선망의 대상이 될지 모르나 대중의 기반을 얻는데 바람직하지 못하므로 자기들 용어를 창의적으로 개발하여 서두르지 말고 안전하게 투쟁하도록 하라. 여섯째, 공작금은 계속 보내주겠다. 연락거점용 사업체를 국내외에 설립 운영하라.

<서경원>
▲두 김씨의 극한적인 분열과 대립, 그리고 지역감정 등으로 나뉘어져 있어 국민들의 앙금이 아직도 남아있다. 두 김씨가 하나가되었더라면 민주화가 어렵지 않았을 것이다. 김대중총재는 능력은 있지만 중산층이 탐탁치않게 보는 점이 문제다. 그리고 군부를 장악하는데 역부족이기 때문에 김대중총재의 집권가능성은 앞으로 두고볼 문제다.
▲허담의 공작금지원 질문에
내가 국회의원이기 때문에 별문제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정 걱정이 된다면 우선 5만 달러를 달라.※공작금 미화 5만 달러 (1백 달러 권 5백장)를 「남북한공금」으로 알고 활동 자금으로 사용하겠다며 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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