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스트립쇼다. 팝 가수 겸 배우 레이디 가가가 미국 뉴욕에서 6일(현지시각) 열린 ‘멧 갈라(Met gala) 행사에서 파격적인 속옷 패션을 선보여 화제다.
2019 멧 갈라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코스튬 인스티튜트 갈라(이하 멧 갈라)’는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서 매년 열리는 패션 전시를 축하하기 위한 기부금 모금 행사다. 많은 패션 관계자와 셀레브리티가 참석해 대담하고 예측할 수 없는 패션을 선보인다.
매년 주제에 맞춰 드레스 코드가 정해진다. 올해 주제는 ‘캠프:패션에 대한 단상(Camp:Notes on Fashion)’이다. 많은 유명인사들이 과장되고 대담한 패션을 선보인 가운데 단연 눈에 띄었던 사람은 레이디 가가였다.
이날 레이디 가가는 레드카펫 위에서 무려 네 벌의 의상을 선보였다. 그것도 한 겹씩 의상을 벗으면서 일종의 스트립쇼처럼 연출해 주변 취재진과 팬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커다란 리본 장식을 머리에 두르고 바닥을 넓게 감쌀 정도로 거대한 분홍색 드레스 자락을 과시하며 등장한 레이디 가가는 마치 연극을 하듯 과장된 몸짓과 표정을 지어 보이며 레드카펫을 걸었다.
이후 머리에 두른 리본 장식을 벗고 분홍색 드레스를 코트처럼 걷어내자 검은색의 튜브톱 드레스가 등장했다. 어깨와 쇄골이 드러나는 깜찍한 디자인의 튜브톱 드레스와 우아한 검은색 우산을 들고 귀부인처럼 포즈를 취한 레이디 가가는 또 한 번 드레스를 벗었고, 그 안에는 다시 핫핑크 색상의 슬립 드레스가 등장했다.
여기서 끝인 줄 알았지만, 마지막으로 한층 파격적인 의상이 남아있었다. 분홍색 슬립 드레스를 벗자 란제리 형태의 의상이 등장했다. 블랙 란제리 의상에 20cm는 족히 넘어 보이는 아찔한 하이힐과 망사 스타킹을 신고 계단에 누워 과감한 포즈를 취하는 레이디 가가의 모습은 플래시 세례를 받기 충분했다.
다소 선정적이라는 반응도 있었지만 대담한 퍼포먼스로 유명한 레이디 가가이기에 ‘역시는 역시’'이 시대의 패션퀸'이라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게다가 파격적 코스튬일수록 환영받는 멧 갈라 현장에서 주제에 맞춰 화려하면서도 독특한 의상과 퍼포먼스를 선보인 레이디 가가에게 팬들은 찬사를 보냈다.
네 벌의 의상과 화려한 무대 매너로 주목받은 레이디 가가는 올해 멧갈라의 공동 호스트(co-chair)이기도 하다. 공식 호스트인 미국 보그 편집장 안나 윈투어와 함께 하는 올해 멧갈라의 공동 호스트는 레이디 가가 외에도 구찌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알레산드로 미켈레, 영국의 가수 해리 스타일스, 테니스 스타 세레나 윌리엄스가 있다.
한편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서 5월 9일부터 9월 8일까지 진행되는 2019 코스튬 인스티튜트 전시 제목은 ‘캠프:패션에 대한 단상(Camp:Notes on Fashion)’이다. 미국의 예술 평론가이자 작가 수전 손택이 1964년 발표한 에세이 ‘캠프에 대한 단상’에서 영감을 받은 것이다. 여기서 ‘캠프(camp)’는 야영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과장된·연극적인·동성애의·꾸미는 태도 등의 의미를 가진 단어다.
유지연 기자 yoo.jiyoe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