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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을 살아가세요" 김혜자, 후배들 울린 눈부신 수상소감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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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회 백상예술대상 시상식에서 TV부문 대상수상자 김혜자(왼쪽)와 영화부문 대상수상자 정우성이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일간스포츠]

제55회 백상예술대상 시상식에서 TV부문 대상수상자 김혜자(왼쪽)와 영화부문 대상수상자 정우성이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일간스포츠]

JTBC 드라마 '눈이 부시게'의 주연 김혜자가 제55회 백상예술대상 TV부문 대상을 거머쥐었다.
대입 사교육의 실상을 리얼하게 파헤쳐 사회적 신드롬을 일으킨 JTBC 드라마 'SKY 캐슬'은 연출상(조현탁 감독)·여자 최우수연기상(염정아)·남자조연상(김병철)·여자 신인연기상(김혜윤) 등 4관왕을 차지하며, 올 상반기 최고 화제 드라마임을 입증했다.
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55회 백상예술대상에서 TV부문 대상을 수상한 김혜자는 수상 무대에서도 드라마 못지 않은 벅찬 감동을 안겨줬다.
그는 자신을 위한 헌정 드라마 '눈이 부시게'에서 갑자기 늙어버린 25살 김혜자 역을 맡아 수십 년의 나이를 뛰어넘는 마법같은 연기를 펼치며, 삶의 소중함을 일깨워줬다. 한 순간에 노인이 된 혜자가 사실은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었다는 반전은 시청자들에게 충격과 함께 먹먹한 감동을 안겨줬다. 많은 이들에게 위로와 용기를 안겨준 열연이었기에 심사위원들은 김혜자의 대상 수상을 일찌감치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놀라고 상기된 표정으로 단상에 오른 김혜자는 "대상을 타게 될 줄 정말 몰랐다. 작품을 기획해준 김석윤 감독과 내 인생드라마를 써준 김수진·이남규 작가에게 감사를 전한다"며 "시청자들의 뜨거운 반응과 격려를 보며 지금 우리가 위로가 필요한 시대에 살고 있음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혹시나 상을 타면 무슨 말을 할까 고민하다가 드라마 내레이션을 하기로 하고, 혹시나 까먹을까봐 대본을 찢어왔다"며 '후회만 가득한 과거와 불안하기만 한 미래 때문에 지금을 망치지 마세요. 오늘을 살아가세요. 눈이 부시게. 당신은 그럴 자격이 있습니다'라는 감동적인 드라마 엔딩 내레이션으로 수상 소감을 대신했다.
그가 떨리는 목소리로 내레이션을 읽을 때, 모든 이들이 기립해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눈시울이 붉어진 배우들도 많았다. 연기혼을 불태운 대배우에 대한 경배의 순간이었다. 인터넷에서도 '대상을 받아 마땅하다' '드라마 못지 않은 감동적인 수상이었다'는 찬사가 이어지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 경쟁이 치열했던 TV부문 여자 최우수 연기상 부문에서 트로피를 거머쥔 이는 'SKY 캐슬'의 염정아였다.
염정아는 드라마에서 과거를 숨기고 살아가며 딸의 대학 입시에 모든 걸 바치는 어머니 한서진 역을 맡아 열연했다.

제55회 백상예술대상 TV부문 #'눈이 부시게' 김혜자 대상 영예 #'스카이캐슬' 연출상 포함 4관왕 #'미스터션샤인' 이병헌 최고남우상

제55회 백상예술대상에서 TV부문 여자 최우수연기상을 수상한 '스카이캐슬'의 주연 염정아. [일간스포츠]

제55회 백상예술대상에서 TV부문 여자 최우수연기상을 수상한 '스카이캐슬'의 주연 염정아. [일간스포츠]

그는 "드라마에서 딸 예서 역할을 했던 김혜윤부터 조현탁 감독, 김병철 배우 등이 함께 상을 받게 돼 너무 감사하고 행복하다"며 "같이 후보에 올랐던 김서형 씨에게도 많이 고맙고, 앞으로 머무르지 않고 발전하는 배우가 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TV부문 남자 최우수연기상은 tvN '미스터 션샤인'의 이병헌이 차지했다. 9년 만에 안방 극장에 돌아온 이병헌은 어릴 때 조선을 떠났다가 미군 장교로 돌아온 유진 초이 역할을 맡아 드라마를 이끌었다.
그는 수상 소감에서 "시청자들의 마음 속에 뜨거움이 식었을 시점임에도 불구하고 제게 영광을 안겨주신 건,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분들이 이 작품을 뜨겁게 사랑해줬기 때문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제55회 백상예술대상에서 TV부문 남자 최우수연기상을 수상한 '미스터 션샤인'의 주연 이병헌. [일간스포츠]

제55회 백상예술대상에서 TV부문 남자 최우수연기상을 수상한 '미스터 션샤인'의 주연 이병헌. [일간스포츠]

각자 삶의 무게를 지닌 사람들이 서로에 의해 치유되는 과정을 따뜻하게 그려낸 tvN 드라마 '나의 아저씨'는 작품상·극본상·V라이브 인기상(이지은) 등 3관왕을 차지했다.
MBC의 간판예능 프로그램 '전지적 참견시점'은 여자예능상(이영자)과 예능작품상 등 두 개의 트로피를 차지했고, 남자예능상의 영예는 MBC '나혼자 산다'의 전현무에게 돌아갔다.
백상예술대상은 1965년 시작된 국내 최고 권위의 대중문화상으로, 국내에선 유일하게 TV와 영화를 아우르는 축제의 장이다. 올해 시상식은 오후 9시부터 신동엽과 수지, 박보검의 사회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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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 대상 작품은 지난해 4월 1일부터 올해 3월 31일까지 국내에서 개봉한 한국 장편영화와 지상파·종편·케이블채널·웹에서 방송된 TV프로그램이다. 심사는 PD·작가·감독·제작사 대표 등으로 구성된 예비후보평가단의 설문자료를 바탕으로 19명의 심사위원이 맡았다. 이날 시상식은 JTBC·JTBC2·JTBC4에서 생방송됐다.

제55회 백상예술대상 수상자

[TV부문]
대상-김혜자(눈이 부시게)
드라마 작품상-나의 아저씨
예능 작품상-전지적 참견 시점
교양 작품상-저널리즘 토크쇼J
연출상-조현탁(SKY 캐슬)
남자 최우수 연기상-이병헌(미스터 션샤인)
여자 최우수 연기상-염정아(SKY 캐슬)
남자 조연상-김병철(SKY 캐슬)
여자 조연상-이정은(눈이 부시게)
남자 신인 연기상-장기용(이리와 안아줘)
여자 신인 연기상-김혜윤(SKY 캐슬)
남자 TV예능상-전현무(나 혼자 산다)
여자 TV예능상-이영자(전지적 참견 시점)
극본상-박해영(나의 아저씨)
예술상-박성진(VFX-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영화부문]
대상-정우성(증인)
작품상-공작
감독상-강형철(스윙키즈)
신인 감독상-이지원(미쓰백)
남자 최우수 연기상-이성민(공작)
여자 최우수 연기상-한지민(미쓰백)
남자 조연상-김주혁(독전)
여자 조연상-권소현(미쓰백)
남자 신인 연기상-김영광(너의 결혼식)
여자 신인 연기상-이재인(사바하)
시나리오상-곽경택·김태균(암수살인)
예술상-홍경표(촬영-버닝)

[연극부문]
젊은연극상-성수연(액트리스 원: 국민로봇배우 1호)

[특별상]
바자 아이콘상-김혜수
V라이브 인기상-이지은(나의 아저씨) 도경수(백일의 낭군님)

정현목 기자 gojh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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