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한반도 평화, 美 차후 태도에 따라 좌우될 것"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은 3시간여의 단독·회담을 모두 마친 뒤 만찬장으로 이동해 건배를 들고 있다. [연합뉴스TV]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은 3시간여의 단독·회담을 모두 마친 뒤 만찬장으로 이동해 건배를 들고 있다. [연합뉴스TV]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5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에서 "한반도 평화와 안전은 전적으로 미국의 차후 태도에 따라 좌우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6일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푸틴 대통령과 확대 회담에서 "얼마 전에 진행된 제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미국이 일방적이며 비선의적인 태도를 취함으로써 최근 한반도와 지역 정세가 교착상태에 빠지고 원점으로 되돌아갈 수 있는 위험한 지경"이라고 밝혔다.

이어 김 위원장은 "우리는 모든 상황에 다 대비할 것"이라 말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김 위원장의 이날 발언은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과 북미협상 교착 상황의 책임을 미국에 돌리는 것으로 분석된다. 김 위원장은 지난 12일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도 미국의 태도 변화를 촉구한 바 있다.

통신은 확대회담에 앞서 진행된 단독회담에서도 두 정상이 이번 북러정상회담이 "불안정한 한반도 정세를 전략적으로 유지 관리해 나가는 데 중요한 의의를 가지는 유익한 계기로 되었다고 평가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두 정상이 "중대한 고비에 직면한 한반도 정세 추이에 대해 분석 평가하고, 북러 두 나라가 한반도와 지역의 평화와 안전보장을 위한 여정에서 전략적 의사소통과 전술적 협동을 잘해나가기 위한 방도적인 문제들에 대하여 진지하게 토의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김 위원장이 푸틴 대통령이 '편리한 시기'에 방북할 것을 초청했으며, 푸틴 대통령이 흔쾌히 수락했다고 덧붙였다.

양 정상은 양국 간 협력과 관련, "최고위급 상봉과 접촉을 포함한 고위급 왕래를 강화하며 두 나라 정부와 국회, 지역, 단체들 사이의 협력과 교류, 협조를 다양한 형식으로 발전시켜나갈 데 대해" 논의했다.

또 북러 정부 간 무역·경제 및 과학기술협조위원회의 사업을 더욱 활성화하며 두 나라 사이의 "호혜적인 경제무역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해 여러 분야에서 적극적인 대책을 취하기로 했다.

통신은 이날 단독회담과 확대 회담 외에 연회가 진행됐다며 두 정상의 연설 내용을 일부 소개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