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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스케' 10주년 맞은 유희열 "조용필과 BTS 꼭 모시고파"

중앙일보

입력

KBS2 음악프로그램 '유희열의 스케치북'을 진행하고 있는 뮤지션 겸 방송인 유희열 [사진 KBS]

KBS2 음악프로그램 '유희열의 스케치북'을 진행하고 있는 뮤지션 겸 방송인 유희열 [사진 KBS]

KBS2 음악프로그램 '유희열의 스케치북'이 방송 10주년을 맞았다.
1992년 '노영심의 작은 음악회'를 시작으로 '이문세쇼'(1995~1996), '이소라의 프러포즈'(1996~2002), '윤도현의 러브레터'(2002~2008), '이하나의 페퍼민트'(2008~2009)의 명맥을 있는 음악토크쇼이자, 지상파 유일의 심야 음악방송이다.
줄임말로 '유스케'라 불리는 이 프로그램은 2009년 4월 24일 첫 방송해 지금까지 950여 팀의 뮤지션이 다녀갔다.
프로그램의 진행자이자 '아이덴티티(정체성)'로 자리잡은 뮤지션 겸 방송인 유희열(48)은 22일 서울 KBS 본관에서 열린 '유희열의 스케치북' 10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유스케'는 내 생활의 중심이자 음악활동의 또 다른 창구"라며 소회를 밝혔다.
"시청률과 수익성이 높은 프로그램이 아님에도 오랫동안 명맥을 유지할 수 있었던 건, 수많은 연출자들이 이 프로그램만큼은 지켜줘야 한다는 의견을 모아줬고, 음악계 또한 소중한 존재로 바라봐주며 따뜻한 시선을 보내줬기 때문입니다. 가족같은 제작진과 함께 매주 새로운 게스트를 만나는 건 제겐 또 다른 음악활동입니다."
유씨는 "비즈니스가 모든 걸 지배하고 다들 대중친화적인 음악을 하는 세상이지만, 누군가는 숨쉴 수 있는 공간이 만들어져야 괜찮은 세상 아니냐, 그런 믿음으로 버티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10년을 통틀어 가장 기억에 남은 게스트로 100회 '더 뮤지션' 특집 때 출연했던 아코디언 연주자 신성락 씨를 꼽았다. 당시 신씨는 은퇴해서 자신의 분신과 같던 악기 아코디언을 처분했는데, 이 프로그램에 섭외되면서 팔았던 아코디언을 되찾아와 무대에 섰다고 한다.
유씨는 "신성락 선생님이 무대에 섰던 그 날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신인 밴드 중에서는 '아도이'와 '오존'의 무대가 굉장히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그는 가요계에서 자신이 차지하는 위치와 역할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최백호·양희은·전인권·윤상·이적 세대부터 지금 막 나온 볼빨간 사춘기·잔나비·폴킴까지 대한민국의 현재진행형 가수들 가운데서 제가 총무 또는 큐레이터 같은 역할을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음악방송 DJ 10년, '유스케' 진행 10년 하면서 노장 음악감별사가 된 느낌입니다. 선후배 가수들이 편하게 생각해주셔서 지금까지 버틸 수 있었습니다."
뮤지션 섭외 원칙에 대해서는 "좋은 음악, 나쁜 음악을 우리가 먼저 판단하지 말자고 제작진에 늘 부탁한다"며 "검증까지는 좋지만, 사전검열하는 태도는 안좋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지금은 다양한 뮤지션을 만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프로그램에 꼭 모시고 싶은 뮤지션으로는 조용필과 방탄소년단을 꼽았다.
"꼭 모시고 싶은 게스트로 늘 조용필 선배님을 거론했는데, 소리 없는 메아리로 남았네요.(웃음) 후배가수로는 아직 한 번도 나오지 않은 방탄소년단을 모시고 싶어요. 미국 빌보드에서 1등을 하고 있는데, 그들의 퍼포먼스를 옆에서 구경하고 싶습니다."
유씨는 '이 프로그램을 계속 하는 게 맞나, 젊은 진행자에게 물려줘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고민에 빠졌을 때,  "그건 네가 고민할 게 아니다. 네가 필요없으면 제작진이 당장 다음주부터 나오지 마라 할 거다"라는 선배 가수 겸 방송인 배철수 씨의 말에 생각을 고쳐먹었다고 했다.
26일 방송되는 '유스케' 10주년 방송은 '평상시처럼 해달라'는 유씨의 의견을 제작진이 받아들여, 화려한 특집으로 꾸미진 않는다. 데뷔 30주년을 맞은 가수 김현철, 힙합가수 크러쉬, 여성듀오 '볼빨간사춘기', 남성듀오 '우주왕복선싸이드미러' 등이 출연한다. 특히 유희열은 MC가 아닌 가수로 등장, 10주년 프로젝트 '유스케X뮤지션'으로 발표될 신곡을 부른다. 그의 신곡 발표는 토이 7집 '다 카포' 이후 5년 만이다.

정현목 기자 gojh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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