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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언주와 한국당의 '밀당'…나홀로 입당인가, 보수통합 물꼬트나

중앙일보

입력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은 자유한국당에 언제 가게 될까.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이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 도중 회의장을 나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이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 도중 회의장을 나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이 의원은 19일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한 출판 기념회에서 한국당 입당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혔다. 고성국 정치평론가가 한국당 입당 가능성을 묻자, “확실한 건 우리는 결국 총선 전에 함께 한다”며 “한국당에서 오라고 해야 내가 가는 거다. 가능하면 (당의) 다른 사람들도 같이 가면 좋겠다”고 말했다. 같은 자리에 있던 원유철 한국당 의원도 “언제 꽃가마를 태워드릴지 고민하고 있다”고 화답했다.

그러나 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은 같은 날 페이스북에 “이제는 이 의원을 바른미래당에서 내보낼 시간이 된 것 같다. 잘 가라”며 “다른 사람들과 같이 갔으면 좋겠다고 했지만 그럴 사람은 없다”고 했다.

이 의원은 20일엔 페이스북에 “당장 한국당 입당계획이 있는 건 아니다. 앞으로 어떤 역할을 하는 게 좋을지 깊이 고민할 것”이라며 한발 물러났다.

올해 들어 정치권에선 이 의원의 한국당 입당설이 자주 거론됐다. 특히 이 의원이 최근 당에서 당원권 1년 정지 징계를 받아 내년 총선에 바른미래당 간판으로 출마가 불가능해지자 "한국당 입당은 시점 문제일 뿐"이라는 시각이 우세했다.

당장 한국당에선 '신보수 아이콘'으로 평가되는 이 의원의 입당을 기본적으로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구독자가 20만 명에 달하는 유튜브 채널(‘이언주TV')을 운영 중인 이 의원은 현안마다 날카롭고 신속한 메시지를 던져 보수층의 탄탄한 지지를 받고 있다. 상대적으로 젊은 이미지와 여성이라는 점도 여성·청년 공략이 절실한 한국당 입장에선 매력적이다.

다만 한국당 내에선 "먼저 러브콜을 보낼 필요는 없지 않은가"라는 의견도 있다. 한국당 핵심 관계자는 “문은 언제나 열려있다”면서도 “‘꽃가마’는 즉석에서 한 화답일 뿐이다. 당에서 특별한 조건을 제안해 데려오는 게 아니라 본인이 정치적 결단을 내릴 문제”라고 말했다. 다른 의원 역시 “이 의원은 보수의 인재지만, 오히려 바른미래당에서 목소리를 내는 게 우리 당엔 시너지 효과가 클 수 있다”고 말했다.

바른미래당 이언주 의원이 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 회의장에 들어서고있다. [연합뉴스]

바른미래당 이언주 의원이 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 회의장에 들어서고있다. [연합뉴스]

다만 이 의원 한국당행엔 지역구 문제가 복병이 될 수 있다. 이 의원은 ‘조국 차출론’이 불거진 부산 출마를 염두에 두는 것으로 알려졌다. 12일엔 페이스북에 "조국 수석이 부산 출마한다면 대환영이다. 조국은 문재인 정권의 중추세력인 운동권이자 강남좌파 아닌가. (나는) 운동권 강남좌파들과 대대적으로 붙어보겠다"라고 했다.

이 의원은 부산 영도여고 출신인 터라 전부터 부산 중·영도 지역구에 출마할 수 있다는 얘기가 적지 않았다. 현재 중·영도 한국당 현역인 김무성 의원은 일찌감치 불출마를 선언했고, 영화감독 곽경택 씨의 동생인 곽규택 변호사가 지역활동을 하고 있다.

한편 이 의원이 함께 한국당에 입당할 것을 권유한 바른정당계에선 “이 의원과 우리는 다르다”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당내 현안에 대해 양측은 평소 같은 입장을 취해 왔지만, 보수통합 방식·시기를 두고는 이 의원과 셈법이 다른 것이다. 과거 바른정당계 관계자는 "한국당에 그대로 빨려 들어갈 순 없다"고 했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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