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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려갑 NC 박민우 "베탄코트 기살리기 프로젝트에요"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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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박민우. [연합뉴스]

NC 박민우. [연합뉴스]

"베탄코트 기살리기 프로젝트에요."

18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NC-LG전. NC 2루수 박민우(26)는 경기 내내 팀 동료 크리스티안 베탄코트(28·파나마)를 졸졸졸 따라다녔다. 경기 전부터 베탄코트의 등을 두드리더니 수비가 끝날 때마다 가볍게 때리거나 등을 두드리며 격려했다. 5회 말 베탄코트가 안타를 때렸을 때는 마치 자신이 안타를 친 것처럼 환하게 웃었다. 이동욱 NC 감독도 "그게 바로 한 팀"이라며 그런 박민우의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봤다.

19일 인천 SK전을 앞두고 만난 박민우에게 이유를 묻자 "그는 베탄코트가 처진 것 같아 힘을 주고 싶었다. 어제부터 '베탄코트 기살리기 프로젝트'를 시작했다"고 웃었다. 베탄코트는 올 시즌 NC가 야심차게 영입한 외국인타자다. 발도 빠르고 포수·외야수·1루수 등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해 기대가 컸다. NC는 올 시즌 영입한 포수 양의지가 체력적으로 힘들 땐 외국인투수와 배터리를 이루는 복안도 구상했다.

NC 베탄코트. [연합뉴스]

NC 베탄코트. [연합뉴스]

출발은 좋았다. 베탄코트는 지난달 23일 창원 NC전에서 홈런을 때려 개막전 승리를 이끌었다. 이튿날엔 침묵했지만 26일 KT전에서 또다시 홈런포를 가동했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햄스트링 통증을 호소해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았지만 모창민이 빠지는 등 여건이 안 좋아지면서 NC 코칭스태프는 베탄코트를 조금 빨리 1군에 콜업했다.

하지만 결과는 아직까지 좋지 않다. 복귀 이후 3경기 연속 무안타였고, 4경기에서 삼진 8개를 당했다. 1루 수비에서도 실수를 연발하면서 팀의 3연패를 막지 못했다. 이동욱 감독은 "부상이 다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1루 수비를 위해 베탄코트를 급하게 올렸다. 안타를 못 치는 건 상관없지만 태도적인 측면에서 고쳐야 할 점도 있다. 그런 부분에 대해선 강하게 얘기했고, 본인도 수긍했다"고 말했다. 그래도 베탄코트는 18일 경기에서 데뷔 후 첫 멀티히트(3타수 2안타)를 기록하며 조금 살아난 모습을 보였다. 19일 경기서도 두 타석 연속 안타를 날리며 멀티히트를 완성했다.

지난 2월 스프링캠프에서 포수를 소화하는 베탄코트. [연합뉴스]

지난 2월 스프링캠프에서 포수를 소화하는 베탄코트. [연합뉴스]

박민우가 베탄코트를 위로하는 건 누구보다 그런 상황을 잘 이해하기 때문이다. 휘문고를 졸업하고 2012년 프로 무대에 뛰어든 박민우는 이듬해 1군에 합류한 NC 개막엔트리에 들었다. 하지만 수비에서 연이은 실수를 범했고, 결국 1군 첫해 성적은 32경기 타율 0.268(41타수 11안타), 9도루에 머물렀다. 박민우는 "저도 그렇게 힘들 때가 있었다"며 "지금 (상황이)안 좋아서 힘들지만 결국 이 친구 덕에 우리가 이기게 될 것이다. 그래서 힘을 내게 해주려고 고민중"이라고 말했다.

인천=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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