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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르크멘 간 문 대통령 왜 흰색 의전차 탔을까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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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한-투르크메니스탄 정상회담이 17일 투르크메니스탄 아시가바트 대통령궁에서 열렸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을 태운 흰색 의전 차량이 대통령궁으로 향하고 있다.

한-투르크메니스탄 정상회담이 17일 투르크메니스탄 아시가바트 대통령궁에서 열렸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을 태운 흰색 의전 차량이 대통령궁으로 향하고 있다.

중앙아시아 3개국 국빈방문에 나선 문재인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첫 방문국인 투르크메니스탄의 구르반굴리 베르디무하메도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한국 대통령으로선 2014년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5년만의 국빈방문이다.

투르크멘 대통령 “흰색은 행운 색” #검정 차량 수입 금지, 건물도 흰색 #두 정상 신공항 개발 등 양해각서

수도 아시가바트 대통령궁에서 열린 이날 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은 “투르크멘의 에너지 플랜트 사업에 더 많은 한국 기업이 참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제2, 제3의 키얀리 협력모델을 만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키얀리 가스화학 플랜트는 LG상사와 현대엔지니어링 컨소시엄이 지난해 완공한 투르크멘 최초의 대규모 가스화학 플랜트다. 양 정상은 18일 현장도 함께 방문할 예정이다. 회담에선 또 투르크멘의 신공항 개항, 아무다리아 강을 가로지르는 도로 및 철도 교량 완공 등 교통·수송 인프라 개발 등에 대한 6건의 협정 및 정부간 양해각서가 체결됐다.

한편 투르크멘 정부가 전날 도착한 문 대통령 부부에게 제공한 의전 차량 색깔이 모두 흰색인 점이 눈길을 끌었다. 다른 나라 의전 차량은 대개가 검은색이다. 사파르무라트 니야조프 전 대통령(1992~2006년)의 갑작스러운 죽음 이후 집권한 베르디무하메도프 대통령은 흰색이 행운의 색이라는 이유로 검은색 차량의 수입을 금지시켰다. 본인의 차도 전부 흰색이다. 실제 공항 주차장에 주차된 차량을 포함, 도로 위 차량은 거의 흰색이었다. 투르크멘에 검은차가 거의 없다고 한다. 도심 건물도 대부분 흰색 대리석으로 지었다. 이런 변화는 2014년 무렵부터 본격화됐다고 한다.

회담에 앞서 악수하는 문 대통령과 구르반굴리 베르디무하메도프 투르크메니스탄 대통령. [연합뉴스]

회담에 앞서 악수하는 문 대통령과 구르반굴리 베르디무하메도프 투르크메니스탄 대통령. [연합뉴스]

베르디무하메도프 대통령은 2007년 89.2%의 득표로 당선된 뒤 2017년 97.7%의 득표율로 3선에 성공했다. 2016년 헌법을 개정해 대통령 임기를 5년에서 7년으로 연장하고 대통령 나이제한(70세)을 폐지해 장기집권 기반을 마련했다.

투르크멘 거리에선 흡연자의 모습도 찾아볼 수 없다. 구강내과 의사 출신인 베르디무하메도프 대통령은 2011년 담배세를 높이고 2013년 공공장소 흡연 및 담배 광고를 금지시킨 데 이어, 2016년 1월부터는 판매도 전면 금지했다. 어기면 200만원의 벌금이 부과된다고 한다.

한국과 투르크멘은 1992년 외교관계를 수립했지만 2006년까지는 협력 수준이 미미했다. 2007년 베르디무하메도프 대통령 취임 후 주투르크멘 한국대사관을 개설하고, 2013년 주한 투르크멘대사관을 개설하는 등 관계가 진전되고 있다.

아시가바트(투르크메니스탄)=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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