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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진연 핵심은 백두칭송위···나경원만 '원포인트 공격'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한국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은 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사무실을 급습했을까.

나경원 의원실 점거 단체는 백두칭송위 핵심…과거에도 수차례 羅 공격

12일 오전 서울 국회 의원회관의 나경원 원내대표실을 기습점거한 한국대학생진보연합 학생들이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의 사퇴를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자 국회 관계자들이 제지하고 있다. [뉴시스]

12일 오전 서울 국회 의원회관의 나경원 원내대표실을 기습점거한 한국대학생진보연합 학생들이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의 사퇴를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자 국회 관계자들이 제지하고 있다. [뉴시스]

경찰은 14일 나 원내대표의 사무실을 점거 농성했던 대진연 소속 대학생 A씨를 상대로 구속영장(현주건조물 침입 혐의)을 청구했다. 다만 같이 연행된 나머지 학생 21명은 모두 석방했다.

A씨 등 대진연 회원들은 지난 12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 4층에 있는 나경원 의원실을 찾아 50여분간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더불어민주당 의원 주최 세미나에 간다”고 허위 정보를 적은 뒤 국회 문을 통과했는데, 농성 과정을 SNS로 생중계하기도 했다.

한국대학생진보연합 대학생들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앞에서 자유한국당에 항의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한국대학생진보연합 대학생들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앞에서 자유한국당에 항의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국회 방호과 직원들이 나가달라고 요청했으나, 팔짱을 낀 채 스크럼을 짜고 바닥에 드러누웠고, 결국 경찰에 의해 현행범으로 연행됐다.

대진연의 나 원내대표 공격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월 27일 한국당 전당대회에 나타나 “나경원 퇴진”을 외쳤고, 지난달 20일에도 나 원내대표의 지역구(서울 동작을) 사무실을 점거 농성했다.

이들이 주장하는 건 주로 “반민특위 망언 나경원은 사퇴하라”, “‘김학의 성 접대 사건’ 은폐 황교안은 사퇴하라” 등이다. 한국당 내에선 “반민특위 논란은 이미 한 달이나 된 이슈고, 황교안 대표 사퇴 요구는 왜 나 원내대표에게 하는 건지 의문”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때문에 “대진연이 나경원에게 악의를 갖고 ‘원포인트 공격’을 가하는 게 아닌가”라는 얘기도 나온다. 지난해  ‘김정은 찬양’ 논란 당시 나 원내대표는 ‘백두칭송위원회’를 맹렬히 비판했는데, 이 백두칭송위원회의 핵심단체가 바로 대진연이다.

대진연 등 13개 단체는 지난해 11월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서울 방문을 환영합니다’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내걸고 ‘백두칭송위원회 결성 선언문’을 발표했다.

지난해 11월 7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결성 선포식을 여는 백두칭송위원회. [연합뉴스]

지난해 11월 7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결성 선포식을 여는 백두칭송위원회. [연합뉴스]

이 자리에서 이나현 대진연 공동대표는 “통일을 위해 안위를 버리고 목숨을 걸겠다는 것이 김 위원장의 의지다. 평화와 통일을 바라는 사람이라면 응당 뜨겁게 열렬히 환영해야 한다. 분단 적폐 세력이 감히 준동하지 못하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대진연 소속 학생 6명은 북한 모란봉악단의 대표곡 ‘달려가자 미래로’에 맞춰 춤을 추기도 했다.

당시 평의원이었던 나 원내대표는 이튿날 페이스북에 “제정신을 갖고는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자유대한민국에서 벌어지고 있다. 북한 통치자를 찬양하는 행사가 개최되고, 북한 정권의 실상을 전달하려는 이는 협박받는 게 현실"이라며 " ‘현대판 노예’가 260만명에 달해 ‘2018 세계노예 지수 1위’에 오른 것이 바로 북한”이라고 꼬집었다.

이후 백두칭송위나 대진연 행사에선 나 원내대표를 콕 집어 공격하는 일이 잦아졌다. 연설 도중 “(나 원내대표는) 집에서 발이나 닦고 자라”(지난해 11월 18일), “나경원은 아베 수석대변인”(지난달 21일)이라고 하는가 하면, 전두환 전 대통령 사과 촉구 집회(지난달 16일)에서 ‘전두환=박근혜=황교안=나경원’이라는 피켓을 들기도 했다.

나 원내대표실 관계자는 “대진연이 지난해 말부터 스토커처럼 나 원내대표에게 집착하고 있다"며 "경찰 수사로 넘어갔으니, 경찰이 잘 처리할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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