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선수 함께 즐기는 나스카는 가족 축제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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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스카 최고경영자 브라이언 프랑스

2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데이토나비치에서 열린 '나스카'에서 한 자동차가 경주 도중 노선을 벗어나고 있다. [데이토나비치 로이터=연합뉴스]

2일 '나스카' 개막식에서 딕 체니 미국 부통령이 축사를 하고 있다.

2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데이토나비치에서 '나스카(NASCAR.National Association for Stock Car Auto Racing.개조자동차 경주대회)'가 열렸다. 일반 상용차를 개조한 자동차로 경주를 벌이는 나스카는 단순한 자동차경주가 아니라 현재 미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스포츠이자 문화이고 산업이다. 미국에서만 열리는 이 레이스에 7500만 명의 관객이 열광하고 이중 40%는 여성이다. 2일 개막식에는 딕 체니 미국 부통령이 참석해 축사를 할 정도로 미국인들의 마음을 붙잡고 있었다.

나스카의 TV 시청률은 미국 내 프로스포츠 중 프로풋볼(NFL)에 이어 둘째고, 기업 스폰서십은 프로스포츠를 통틀어 단연 최고다. 라이선스 상품으로만 매년 2조 원(21억 달러)을 벌어들이고 있다.

나스카 최고경영자(CEO)인 브라이언 프랑스(44.얼굴사진)는 이 대회 창립자인 빌 프랑스(1992년 사망)의 손자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Time)은 '2006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그를 포함시켰다. 자신을 '대단한 모험가(big risk taker)'로 평가하는 브라이언을 데이토나비치에 있는 나스카 본부에서 만났다.

-미국인들이 왜 나스카에 이토록 열광하는지 궁금하다.

"다른 스포츠에 비해 팬과 스타 사이의 벽이 낮은 것이 이유가 아닌가 한다. 접근하기 쉽고 친근한 것, 그것 때문에 나스카가 널리 퍼지고 있다. 거만한 태도를 버리고 팬들에게 친절하게 대하는 드라이버들에게 늘 감사한다. 이것은 다른 스포츠에 없는 나스카만의 독특한 문화다."

-당신은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이루지 못한 많은 일들을 단기간에 이루어냈다. 비결이 궁금하다.

"플레이오프 도입이 계기가 됐다. 이것은 방송이 원하는 것이었다. (브라이언은 1년 36차례 경기 중 마지막 10차례 경주를 플레이오프 방식으로 바꿨다) 방송이 중계를 하면 광고주는 줄줄이 따라온다. 광고주는 또 미디어를 통해 자신의 레이싱 팀을 홍보한다. 이런 상승작용으로 나스카가 급격히 성장할 수 있었다. 풋볼이나 야구도 플레이오프 도입 후 시청률이 올라갔다. 방송 시청률은 스포츠 성공과 직결된다."

-다른 스포츠에 없는 여성, 흑인, 히스패닉 등을 위한 마이너리티 프로그램을 도입한 배경은 무엇인가.

"나스카를 가족 위주의 스포츠로 정착시키기 위해서였다. 나는 나스카 분위기를 '친근함'으로 채우려고 했다. 미국인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흑인과 히스패닉 드라이버를 위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판단도 있었다."

-골프의 타이거 우즈처럼 '나스카 영웅'이 필요하다는 말인가.

"바로 그거다."

-삼성이 5년 전부터 텍사스 대회 타이틀 스폰서를 맡고 있다. 어떻게 계약이 성사됐나.

"텍사스는 신흥시장이다. 댈러스는 삼성의 미국 본부가 있는 곳이다. 나스카와 삼성의 이해가 맞아떨어진 것이다."

-앨러배마에서는 현대자동차가 생산된다. 현대도 관심이 있을텐데.

"흥미로운 일이다. 그러나 우리는 아직 협상 테이블을 마련하지 못했다."

데이토나비치(플로리다)=강인식 기자

◆ 나스카=쏘나타 같은 승용차를 외부는 그대로 둔 채 내부만 개조해 출전하는 튜닝 카 경주다. 5900cc.V8 엔진에 850마력까지 엔진 출력을 높이고 최고 시속이 320km 이상이다. 경주용으로 특별히 제작한 경주차가 출전하는 F1(Formula 1)과 달리 평소 길에서 보는 차가 달리므로 친근함을 준다. F1에는 세계적인 자동차 회사들이 모두 참가하지만, 나스카에는 미국에서 생산된 브랜드만 참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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