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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쉬지 마세요"…환경미화원 전자팔찌 논란 불거진 나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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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베이징(北京) 중국인민은행 앞 환경미화원. [EPA=연합뉴스]

중국 베이징(北京) 중국인민은행 앞 환경미화원. [EPA=연합뉴스]

중국 장쑤성 난징(南京)에서 한 청소업체가 환경미화원들이 한 지점에 오래 머무르면 음성 알림이 울리는 팔찌를 착용토록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5일 대만 중앙통신사에 따르면 난징젠환(南京建環) 환경서비스유한공사는 환경미화원들에게 '지능형 팔찌'를 착용하게 했다. 이 팔찌는 미화원이 20분간 한 곳에서 움직이지 않으면 "잠시 휴식을 취하고 계속 열심히 일하세요. 화이팅"이라는 음성이 울리는 기능이 탑재됐다. 또 미화원이 업무시간 자신의 담당구역을 벗어날 경우 자동으로 상부에 보고하는 기능도 갖췄다.

한 미화원은 "팔찌 착용 후 감시받는 듯했고 예전처럼 자유롭지 않았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또 다른 미화원은 "업무를 잘 하기 위해서는 책임감에 의지해야지 팔찌 착용과 청소를 깨끗이 하는지는 무관하다"고 지적했다.

업체 측은 팔찌 착용이 지나치게 가혹하다는 비판이 나오자 '20분 알림' 기능을 취소한 상태다. 업체 책임자는 "팔찌는 감시용이 아니고 일종의 관리수단일 뿐"이라면서 "고과와 결합하려고 한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난징에서는 지난 2017년 말 환경미화원들에게 지능형 팔찌를 발급한 적이 있다. 당시에는 무전과 구조 요청 기능이 주목받았다.

대만 중앙통신사는 중국 매체들을 인용해 '감시통제 대국'인 중국이 오래 전부터 감시통제에 인공지능을 활용해왔다고 전했다.

앞서 선전(深)에서도 환경미화원에게 위성항법시스템(GPS) 장치를 착용하게 하고 업무 정도가 부족하면 '출근 불합격'으로 간주한 바 있다.

구이저우성 런화이(仁懷)시의 한 학교는 학생들의 등하교 시간을 자동으로 교사와 학부모에게 전송하는 '지능형 교복'을 학생들에게 착용하도록 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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