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르포 - 이라크 경제는 지금] 최대 그룹 알분야 공동회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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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담 후세인 정권 이전부터 사업을 시작한 알분야 그룹은 여러 정권을 거치면서도 이라크 내 제1기업의 자리를 유지해 왔다.

현재 이 그룹은 생존해 있는 창업주 압둘와합 알분야를 대신해 3명의 가족이 공동으로 회장단을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그중 한명인 무하마드 알분야(46)공동회장을 만났다. 바그다드의 부촌 알만수르에 위치한 자택에는 바그다드 주재 외국 외교관, 각 지방의 족장, 그리고 사업가들이 그를 만나기 위해 모여 있었다.

-현 이라크 경제 상황은.

"국가가 모든 경제분야를 주도하던 체제에서 자유경쟁시장 체제로 변모하고 있다. 그 속도가 가히 혁명적이다. 실질적으로 1백% 개방돼 있다. 기업인으로서는 국가의 개입이 줄어든 것을 환영한다. 그러나 아직 모든 게 불확실하다."

-불안 요소는 뭔가.

"치안은 이라크 경찰력이 증대되고 경제가 나아지면서 해결될 수 있다. 그러나 정치적 안정은 시간이 걸릴 것이다. 현재 이라크에는 연합군정.과도통치위.국민, 이 세가지 정치 행위자들이 불안하게 공존하고 있다. 국민정부가 수립되면 일단 이 불안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한다."

-기업인으로서 이라크 경제를 전망하면.

"대응책 마련에 고심 중이다. 개방경제에 적응하지 못하면 살아남을 수 없다. 대규모 자본과 기술을 가진 외국기업이 몰려들 경우 상당히 어려울 것이다. 대부분의 이라크 기업들은 경쟁력이 없다."

-외국인 투자가 들어올 환경이 정비돼 있는가.

"과도통치위가 발표한 투자법은 외국인에게 유리하다. 그러나 아직은 불확실한 환경이 대규모 외국인 투자의 장애요소다."

-한국 제품에 대한 이라크인들의 선호도는.

"전자제품에 대한 평은 좋다. 고품질.저가의 품목은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 그러나 대형장비 등 그외 상품들은 유럽.미국.일본에 비해 선호도가 높다고 할 수 없다.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하다."

-한국 기업들이 언제쯤 진출해야 하나.

"위험을 감수하면서라도 시장 선점을 원한다면 지금 들어와야 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솔직히 말하면 적극 권유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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