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정점식 측근, 돈봉투 찔러넣어”…녹취파일도 공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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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오전 4.3 국회의원 보궐선거 지원유세에 나선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경남 고성군 새 고성새마을금고회화지점 앞에서 정점식 후보와 함께 유세차량에 올라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달 29일 오전 4.3 국회의원 보궐선거 지원유세에 나선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경남 고성군 새 고성새마을금고회화지점 앞에서 정점식 후보와 함께 유세차량에 올라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뉴시스]

경남 통영‧고성 지역 보궐선거에 출마한 자유한국당 정점식 후보 측근이 지역언론사 기자 매수를 시도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매수 정황이 담긴 녹취파일이 공개됐다.

2일 정 후보 측근 매수 의혹을 고발한 김숙중 한려투데이 기자는 이날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정 후보 측근 오모씨가 자신을 매수하려했던 정황을 밝혔다.

김 기자는 우선 오씨에 대해 “재력도 갖추고 있고, 지역 법무부 산하 민간단체 회장도 오랫동안 했다”며 “또 전직 시장 측근으로 있으면서 지역에 여러 가지 영향을 끼친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당시 상황도 비교적 자세히 언급했다.

김 기자는 “선거운동이 3월 21일 시작됐다. 그리고 22일 저녁 오씨가 전화를 해서 ‘한번 찾아와라’, ‘토요일인 23일 오전 중 와라’라고 했다”며 “평소 알고 지내던 분이어서 오전 중 제가 찾아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기자는 오씨로 추정되는 인물과 나눈 대화 녹취파일을 공개했다.

이 파일에는 오씨로 추정되는 인물이 “정점식이 내가 모시는 지청장이다”, “나랑 특수관계다”고 말하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정 후보는 2009년 8월부터 2010년 8월까지 창원지방검찰청 통영지청 지청장을 지냈다.

금품 관련 내용도 있었다. 오씨로 추정되는 인물은 김 기자에게 “이거 잡비로 써라”, “내가 개인적으로 주는 거다”고 말했다.

김 기자는 “대화 막판에 (오씨가) 배웅해 주는 듯이 일어서면서 ‘호의적으로 써라’ 그런 취지 내용을 이야기하면서 (돈 봉투를) 찔러 넣어주고 배웅해 줬다”며 “향후 분쟁을 막기 위해 녹취는 했는데 돈 봉투를 줄지는 몰랐다”고 주장했다.

김 기자는 “이번 선거는 앞에 (이군현) 한국당 의원이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의원직을 상실하면서 하게 된 것”이라며 “그런데 돈 봉투를 주는 건 아니지 않으냐. 이런 생각을 했다”며 고발 배경을 밝혔다.

앞서 경남도선관위는 1일 김 기자가 정 후보의 측근으로부터 50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았다는 내용을 고발함에 따라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에 정 후보 측은 “캠프 전체와 아무 관련 없는 일”이라며 선을 그었다. 오씨 역시 “매수 시도는 말도 되지 않는다”며 “명백한 명예훼손”이라고 반박했다.

박광수 기자 park.kwa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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