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김의겸과 고별 오찬 ···"어디서 살 건가" "모르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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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가 건물 매입 논란에 휩싸인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29일 오전 사퇴했다. [뉴스1]

고가 건물 매입 논란에 휩싸인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29일 오전 사퇴했다. [뉴스1]

“이제 어디에서 살 것인가?”

문재인 대통령은 29일 사의를 밝힌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과 오찬을 하며 이렇게 물었다고 한다. 청와대 관사에 살고 있는 김 전 대변인이 사퇴에 따라 관사를 떠나야 하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 질문에 김 전 대변인은 “저도 모르겠다”고 답했다고 한다.

김 전 대변인은 문 대통령과 경내 산책을 마친 뒤 춘추관 기자실에 들러 이런 일화를 전하며 “대통령이 어디서 살 거냐고 걱정을 해주시더라”고 말했다. 그는 “어머니 모시고 살려고 건물을 샀는데 이제 어머님 집으로 들어가야 하나 싶다”며 웃기도 했다. 김 전 대변인은 논란이 된 서울 흑석동의 2층 상가 건물을 다시 파는 방법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대변인은 “어제(28일) 그만둬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앞서 김 전 대변인은 재개발 지역 고가 건물 매입 논란에 휩싸인 지 하루 만인 이날 자진 사퇴했다. 김 대변인은 이날 청와대 출입기자들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에서 “막상 떠나려고 하니 출입기자들 얼굴이 맨 먼저 떠오른다”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 이로써 지난해 2월 2일 임명된 김 대변인은 14개월 만에 퇴진했다.

김 대변인은 이날 ‘사퇴의 변’에서 “너무 구차한 변명이어서 하지 않으려 했지만 떠나는 마당이니 털어놓고 가겠다. 아내가 저와 상의하지 않고 내린 결정이었다”며 건물 매입 계약 사실을 미리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제가 알았을 때는 이미 되돌릴 수 없는 지경이었다. 이 또한 다 제 탓”이라고 덧붙였다.

김 대변인은 한겨레신문 기자 출신으로 문 대통령이 초대 청와대 대변인으로 일찌감치 점찍었을 정도로 신뢰하는 참모로 알려져 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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