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조 회장 미등기 이사로 회장직 가능”…조원태 대표이사 체제 강화 전망

중앙일보

입력 2019.03.28 00:11

업데이트 2019.03.28 01:19

지면보기

종합 04면

27일 오전 9시55분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빌딩 5층 강당. 주주총회가 열린 지 45분이 지날 무렵 우기홍 대한항공 대표이사(의장)가 “조양호 사내이사 선임 건은 사전 확보한 위임장 의결권 내역 확인 결과, 총 참석 주주 중 찬성 64.1%로 정관상 의결정족수 3분의 2에 미치지 못해 부결됐다”고 밝히자 곳곳에서 탄식과 환호가 섞여 나왔다.

이날 주총장 분위기는 대한항공의 미래를 그대로 보여준다. 오너가 주주에 의해 쫓겨나듯 밀려나 이 회사는 한동안 방향성을 잃고 표류할 가능성이 커졌다.

대한항공은 “당장 취해야 할 후속 조치나 법적인 절차가 있는 것은 아니다”며 애써 태연한 것처럼 말한다. 또 “미등기 이사도 회장직을 유지할 수 있고, 실제로 국내 대기업 회장 대부분이 미등기”라고 주장한다. 조 회장이 그룹 총수 자리나 회장 자리를 내놓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미다.

관련기사

그러나 조 회장은 더는 기업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이사회에 참석하지 못한다. 주주총회를 통해 반대 여론을 확인한 만큼 조 회장이 앞으로 대한항공 경영에 공개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도 부담이다. 다만 대한항공 대표이사 사장 자리에 여전히 조 회장의 아들인 조원태 사장이 있다. 대한항공은 앞으로 조 사장을 중심으로 경영체제를 공고히하는 데 힘쓸 것으로 보인다.

이번 주총 결과가 대한항공에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회사를 옥죄어 오던 오너리스크 사태가 일단락됐기 때문이다. 이날 조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안 부결 소식에 대한항공과 지주사인 한진칼 등 계열사의 주가는 일제히 상승했다.

전영선 기자 azul@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Innovation Lab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