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감사의견 ‘한정’에서 ‘적정’으로…발등의 불 껐지만

중앙일보

입력

아시아나

아시아나

아시아나항공이 26일 재감사 결과 ‘적정’ 의견을 받았다고 공시했다. 외부감사인인 삼일회계법인의 회계처리 지적사항을 수용해 재무제표를 수정하면서다. 지난 22일 ‘감사범위 제한으로 인한 한정’ 의견이 담긴 감사보고서를 제출한 지 나흘 만의 일이다.

‘적정’ 감사의견을 받은 수정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의 지난해 확정 실적은 연결기준 매출 7조 1834억원으로 전년보다 8.9%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282억원으로 전년보다 88.5% 감소했다. 당기순손실은 1959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수정된 감사보고서에서 ▶운용리스 항공기 정비 충당금 추가반영 ▶마일리지 충당금 추가반영 ▶관계사 주식의 공정가치 평가 등 감사법인의 한정 의견 제시 사유를 해소했다고 설명했다.

아시아나항공 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충당금 추가 설정으로 일시적으로 비용이 증가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손익 개선 효과로 회계 부담과 재무 변동성이 경감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이어 “앞으로 엄격한 회계기준 적용으로 투자자와 금융기관 등 시장의 신뢰를 회복해 나갈 것”이라며 “주주와 투자자 등 금융시장 관계자와 고객께 심려를 끼쳐드려 깊이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아시아나항공이 유례없이 신속한 재감사를 받은 것은 회계리스크에 따른 시장의 후폭풍 때문이다. 급한 불은 껐지만, 아시아나항공의 회계상 재무 수치가 더 악화하는 데다 재무제표에 대한 신뢰도 떨어졌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22일 정정 재무제표를 발표하면서 지난해 순손실 규모를 잠정 실적발표 때 104억원의 10배가 넘는 1050억원으로 정정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삼일의 지적사항을 받아들여 충당금을 추가로 쌓으면 손실 폭은 더 커질 전망이다.

또 감사의견 한정 사태로 재무구조 개선작업에도 타격을 받았다. 29일 예정됐던 650억원 규모의 영구채 발행이 무산됐고 채권 상황 압박과 신용등급 강등 위기에 몰렸기 때문이다.

곽재민 기자 jmkwak@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