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북한 대사관 침입사건 배후는 천리마 민방위”

중앙일보

입력 2019.03.19 00:05

업데이트 2019.03.19 00:11

지면보기

종합 16면

지난달 22일 발생한 주스페인 북한 대사관 괴한 침입 사건의 배후에 북한 체제 반대 단체인 ‘천리마 민방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워싱턴포스트가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괴한들은 제2차 북·미 정상회담 닷새 전인 지난달 22일 북한 대사관 공관 직원들을 결박하고 컴퓨터와 휴대전화 등을 강탈해갔다. 사건은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이 열린 지난달 27일 스페인의 인터넷 신문에 처음 보도됐고, 이 공관이 북·미 핵협상에서 실무를 맡은 김혁철 대미특별대표가 2017년 9월까지 대사로 재직한 곳이란 점이 맞물려 주목을 받았다.

외신 “김씨 왕조 전복 노리는 조직”
김정남 아들 한솔씨 도피 지원설

WP는 “이 작전의 계획과 실행을 잘 아는 인사들이 그 배후에 북한 김씨 왕조를 전복시키기 위한 비밀 조직 ‘천리마민방위’가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천리마 민방위는 2017년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VX 신경작용제 공격으로 피살된 뒤 그의 아들 김한솔과 가족을 안전 국가로 피신시켰다고 주장한 단체다. 지난 1일부터 ‘자유 조선’으로 이름을 바꿨으며 지난 11일 발생한 주말레이시아 북한 대사관 담장 낙서도 자신들이 벌인 일이라고 주장한바 있다.

지난 13일 스페인 일간 엘 파이스는 스페인 국가정보국(CNI) 등 소식통을 인용해 “침입자 10명 중 최소 2명의 신원이 폐쇄회로 TV 분석으로 확인됐고 이들이 미 중앙정보국(CIA)과 관련 있다”는 보도를 내놨다. 소식통들은 그러나 “미 정보기관들은 민감한 시기에 이런 일을 벌이기를 꺼렸을 것이고 천리마민방위가 특정 정부와 협조해 일을 벌이지는 않았다”고 말했다고 WP는 전했다.

천리마민방위는 17일 홈페이지에 ‘모든 언론인들께’라는 글을 띄워 “우리 단체 구성원의 정체를 파악하게 되더라도 신원에 대한 비밀을 지켜달라”고 요청했다. 이 단체는 “김한솔과 그의 가족이 생명을 위협받는 상황에서 그들의 은신처에 대한 추측 역시 위험했다”면서 “우리가 상대하는 정권이 얼마나 무자비한지 절대 잊지 말라”고 강조했다.

또 이날 홈페이지에는 ‘해방 이후 자유조선을 방문하기 위한 블록체인 비자’를 신청받겠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들은 오는 24일부터 20만장의 익명 블록체인 비자를 발급하겠다며, 가상화폐 '이더리움'으로 구매할 것을 공지했다.

홍지유 기자 hong.jiy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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