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우후죽순 오피스텔 변칙건축·변태이용 부작용 많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9면

사무실과 주거의 기능을 한데 모은 오피스텔이 새로운 문제가 되고 있다. 아파트값 폭등·매물 부족현상에 편승, 이상건축붐이 일고 있는 가운데 변칙건축·변태이용·폭리분양·투기성 매입·관리부실등 부작용이 곳곳에서 잇따른다. 러브텔·호스티스텔·리조텔·콘도텔등 바람직스럽지 못한 빌딩과 함께 우후죽순처럼 들어서는 오피스텔의 이모저모를 종합 진단해 본다.
◇성격변질=경기도 남양주군의 도심과는 거리가 먼 팔당댐 부근 한강상류.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상수도원보호구역과 인접한 이곳 1천5백여평에 4월부터 지하1층, 지상5층, 객실 1백77개짜리 대형오피스텔 신축공사가 한창이다. 주민들은 한결같이 『이해할수 없는 일』이라며 고개를 갸우뚱거린다.
『호텔이나 콘도미니엄이라면 몰라도 업무용 사무실을 전제한 오피스텔은 도무지 맞지 않는 곳이예요.』 주민들은 『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휴양지에 사무실이 무슨 소용이 있는지 모르겠다』고 건축허가 경위에 의아심을 나타내고 있다.
주민들은 특히 인근에 대형 골프장공사가 함께 진행중인 점을 들어 『이들 시설물이 들어서면 자연경관이 훼손될 우려가 있다』는 주장이다.
관할 남양주군은 이에 대해 『서울까지 30분대 진입이 가능, 지역발전을 위해 업무시설을 허가해 준것』이라며 『도시계획법등에 어긋나는 잘못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
부산 해운대·제주도등 관광지에도 임대전용·회원제 분양을 하는 휴양시설을 경한 리조트형 오피스텔이 잇따라 들어서고 있어 오피스텔 본래의 기능이 변질돼가고 있다.
콘도미니엄이나 호텔보다 건축허가를 받기 쉬운 점을 이용, 사실상의 「병장」을 지어 분양하고 있는 것이다.
서울 광장동 워커힐 아파트앞 한강변에도 오피스텔이 들어서고 있어 인근 아파트주민들이 『주택가에 오피스텔이 웬말이냐』며 거센 반발을 하는등 집단항의가 일고 있다.
주민들은 이곳이 외곽지역이어서 사무실 기능의 오피스텔이 들어설 곳이 못되고 고층 건물이 들어서면 강변 자연경관을 해치고 일대 주택가의 시야를 가리게 된다고 주장, 허가철회와 공사중지를 요구하고 있다.
◇투기현상=아파트값 폭등이후 오피스텔이 새로운 투기대상으로 떠올랐다. 이에 따라 지난해까지만 해도 평당 1백70만∼1백80만원 수준이던 것이 모든 지역에서 1년사이 50∼1백%이상 뛰어 현재는 최하 2백50만원에서 최고 5백만원대에 까지 이르고 있다.
그러나 아파트 전용면적이 최하 70%선 이상인데 비해 오피스텔은 50∼60%밖에 안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같은 분양가는 아주 비싼 것이다.
이와 함께 업주들의 횡포도 나타나 서울마포 K오피스텔의 경우 상가가 들어선 1∼3층을 제외, 오피스텔로 지어진 5∼17층사이의 각층마다 설치돼 있던 휴게실을 방으로 개조, 분양입주자들의 항의를 받고 있다.
이곳에 방을 세얻어 사는 민모씨(32)는 『이것 말고도 분양때 헬스센터와 건물중간에 하늘공원을 만들겠다고 선전해놓고 여태까지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성행원인=강남에 5백여평짜리 땅을 갖고 있는 A씨는 사업확장자금으로 쓰기 외해 땅을 팔려던 계획을 바꿔 오피스텔을 지을 구상을 하고 있다.
건축의 「건」자도 모르는 A씨지만 땅을 그냥 팔 경우 평당 6백만∼7백만원정도 밖에 받지 못해 부가가치가 높은 이 방법을 택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5백평 땅에 전체면적 5천평 규모의 건물을 지을수 있고 평당 건축비 1백50만원씩 들여 2백50만원씩에 분양하더라도 땅값으로 평당 1천만원을 건질수 있어 훨씬 이익이라는 계산이다. 설령 완전분양이 되지 않더라도 남은 부분에 대해서는 당장 세금을 물지 않아도돼 안심하고 투자할수 있다는 것이다.
건설업체들이 아파트대신 오피스텔을 지으려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아파트는 분양가가 행정지도가격으로 상한선(전용면적 25.7평이하 국민주택규모는 평당 1백26만8천원, 그이상은 평당 1백34만원)에 묶여있고, 더구나 건폐율(저층 30%, 고층 25%)·용적률(2백50%)이 낮은데 비해 오피스텔은 사무실용보다 아파트처럼 주거공간으로 더 많이 이용되고 있는데도 건축법상 업무용시설로 분류돼 건폐율(60%)이나 용적률(강남 1천%, 강북9백%, 4대문안 6백초%)이 훨씬 높기 때문이다.
또 건설단가는 아파트와 큰차이가 없으면서도 분양가에 제한이 없고 좁은 당을 이용할수 있는 건축주의 입장과 1가구 2주택 적용을 받지 않아 사두면 투자성이 높다는 수요자쪽의 투기성 심리가 맞물려 붐의 상승작용이 일고 있다.
◇이용실태=올들어 크게 늘어난 서울 강남오피스텔이 대부분 사무용으로 이용되고 있는 반면 강북지역의 경우 사무용보다 주거용 비율이 훨씬 높다.
지난해 4월 문을 연 마포 K오피스텔의 경우 4백실중 70%가량이 주거용으로 이용되고 있고 대부분 독신 남녀 직장인과 학생들이 입주, 「독신자아파트」로 변모했다.
최근 서울시가 11개 오피스텔(1천8백47실)을 상대로 이용도를 조사한 결과 업무용과 주거용이 58대42로 거의 비슷하게 나타났으며 주거용의 경우 회사원 17.9%, 학생 8.2%이며 접객업 종사원도 5.2%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내부구조를 불법개조, 술장사를 하거나 8학군 전입을 노린 소형 오피스텔에 전세·월세를 드는 경우도 많다.
◇건축현황=서울시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84년 마포에 처음 오피스텔이 선보인뒤 서울의 경우 지금까지 건축허가가 나간 오피스텔은 모두 94채다. 그중 절반가량인 45채가 올들어 신축허가가 나간 것이다.
이중 24채는 이미 완공돼 입주가 대부분 끝났으며 87년11월이후 사업승인을 받은 70채가 신축공사 러시를 이루고 있다.
부산도 사정이 비슷해 올들어 오피스텔의 건축허가가 급격히 늘어나 모두 41채가 분양될 예정이며 제주도에서도 7채가 7월 착공될 계획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