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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대 2곳 신설····'편입 낭인' 부른 전문대학원은 포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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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약국 풍경. [연합뉴스]

서울의 한 약국 풍경. [연합뉴스]

내년에 약학대학 2곳이 신설된다. 교육부는 먼저 약대 개설을 신청한 12개 대학 중 3곳을 1차로 추려 발표했다. 현장실사 등 2차 심사를 거쳐 최종 결정할 계획이다. 아울러 현 고1이 입시를 치르는 2022학년도 대입부터는 약대가 현재의 전문대학원 체제에서 학부로 다시 전환된다.

 교육부는 18일 2020년 약대 신설을 위한 1차 심사 결과를 발표했다. 전국 12개 대학이 신청해 전북대, 제주대, 한림대가 1차 심사를 통과했다. 김도완 교육부 고등교육정책과장은 “1차 심사는 약학·이공·교육계 등 전문가로 구성된 소위원회에서 먼저 평가한 후 그 결과를 바탕으로 선정심사위원회에서 통과 대학을 선정했다”고 말했다. 최종 선정은 1차 심사 점수와 2차 심사 결과를 합해 이뤄진다. 점수에 따라 대학과 배정인원을 결정한다.

 새로 개설되는 약대 정원은 총 60명이다. 이번에 약대 2곳이 신설되면 전국 약대는 35곳에서 37곳으로 늘어난다. 전체 모집정원은 1693명에서 1753명으로 증가한다. 신설 약대는 규모 면에서는 작은 편에 속한다. 약대 전체의 평균 모집 정원은 47명이기 때문이다.

교육부 세종청사 전경. [중앙포토]

교육부 세종청사 전경. [중앙포토]

 정원이 가장 많은 곳은 이화여대와 중앙대로 각각 120명이다. 그 다음이 덕성여대와 숙명여대로 각각 80명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가장 오래된 약대는 1945년 설립된 이화여대다. 다음은 경희대(40명), 숙명여대, 중앙대, 성균관대(65명), 부산대(70명), 대구가톨릭대(50명)로 모두 1953년에 만들어졌다.

 한편 현재 고등학교 1학년생이 치르는 2022학년도 대학입시부터는 약대가 학부제로 전환돼 대입 판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전문대학원으로 전환되기 전 약대는 의대 다음으로 선호도가 높았다”며 “현 고1부터는 약대 변수가 생기면서 최상위권 학생들의 입시 전략에 큰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원래 4년제 학부였던 약대는 2009년 이후로 이공계열 등 다른 전공의 학부 2년을 마치고 편입해 4년을 다니는 ‘2+4년’ 체제로 운영됐다. 다만 약대를 학부로 전환할지, 기존의 전문대학원 체제를 유지할지는 대학이 자율적으로 결정한다. 학부로 전환할 경우엔 고교 졸업예정자가 다른 전공의 학부 과정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약대에 지원하는 ‘통합 6년제’로 운영된다. 대부분의 대학들은 이 방안을 선호하고 있다.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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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동안 전문대학원 체제에서 약대 편입은 대학의 이과생들을 빨아들이는 ‘블랙홀’ 역할을 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2017년 약대 편입생 1839명 중 화학·생물계열 학과 출신은 1140명(62%)에 달했다. 한국약학교육협의회 연구 결과(2016년)에서는 수도권 대학 화학과 전공 학생들의 자퇴율이 ‘2+4년제’ 도입 전인 2009년 2.2%에서 2010~2014년 평균 36.6%로 치솟았다.

 특히 약대 편입시 평균 10대 1이 넘는 경쟁률이 나타나면서 ‘편입 낭인’이 사회적 문제가 됐다. 실제로 2017년 약대 편입생 중 학부 2학년을 마치고 바로 합격한 학생은 8.7%에 불과했지만 2년 이상 'N수생'은 66%에 달했다. 그 때문에 ‘약학대학입문자격시험(PEET)’은 소위 ‘약학 고시’로 불렸다. 매년 1만 5000여명이 치르는 PEET로 인해 사교육 시장만 커지고 있다는 지적도 많았다.

 당초 정부는 융합형 인재를 양성하고 의약학 계열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전문대학원 체제를 도입했다. 그러나 이번엔 약대도 전문대학원 체제를 사실상 포기했다. 현재 전국 41개 의대 중 의학전문대학원을 유지하는 곳은 단 3곳뿐이다. 치대도 전체 11곳 중 3곳만 전문대학원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윤석만 기자 s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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