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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 3개월 신부·여행 떠난 형제…안타까운 보잉 희생자 사연

중앙일보

입력

지난 10일 오전 에티오피아를 떠나 케냐 나이로비로 향하다 추락한 보잉737 맥스8 희생자 가족들. [AFP=뉴스1]

지난 10일 오전 에티오피아를 떠나 케냐 나이로비로 향하다 추락한 보잉737 맥스8 희생자 가족들. [AFP=뉴스1]

에티오피아를 떠나 케냐 나이로비로 향하다 추락한 보잉737 맥스8 희생자들의 안타까운 사연이 속속 전해지고 있다. 신혼 3개월차 신부, 여행을 떠난 형제, 약혼녀 어머니 장례식에 가려던 로스쿨 학생 등의 이야기가 포함됐다.

11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유엔(UN)환경 프로그램 연례회의 참석차 보잉737에 몸을 실었던 쉬크하 가르그는 3년간 사귄 소움야 바타차야와 결혼 3개월도 채 되지 않은 새신부였다.

하지만 신혼의 단꿈은 아내 가르그가 남긴 '착륙하면 전화할게'라는 문자 메시지를 끝으로 산산이 부서졌다. 아내의 문자를 받은 남편 바타차야가 답변을 하는 동안 전화기가 울렸고 통화 목소리는 비행기가 추락했다고 알렸다.

애초 바타차야는 아내와 함께 나이로비에 가기 위해 비행기표까지 샀지만 갑자기 일정이 생겨 뉴델리에 머물게 됐다. 아내가 일을 마치고 돌아오면 두 사람은 휴가를 떠날 계획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USA투데이는 이날 희생자 중 미국 캘리포니아 레딩에 사는 형제인 멜빈 리펠과 베네트 리펠도 있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호주와 소말리아를 여행한 후 케냐로 가기 위해 이 비행기를 탔다. 멜빈의 아내 브리트니가 올봄 출산을 앞두고 있어 아빠가 되기 전 형제는 여행을 떠난 것이다. 호주 여행에 동행했던 브리트니는 아프리카는 가지 않고 먼저 집으로 돌아와 아기와 함께 목숨을 건졌다.

미국 조지타운대 로스쿨 3학년생인 세드릭 아시아부그와는 약혼자 어머니의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나이로비로 가다 참변을 당했다. 조지타운 입학 전에 짐바브웨, 케냐, 우간다, 탄자니아에서 난민들을 위해 일했던 그는 평소 사회 정의에 관심이 많았다고 학교와 친구들은 전했다.

나이로비로 향하던 보잉737 맥스8는 지난 10일 오전 아디스아바바에서 이륙한 지 6분만에 추락했다. 유엔 직원 24여 명을 포함해 비행기에는 35개국 여권을 소지한 사람들이 타고 있었지만 승객과 승무원 189명 전부 사망했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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