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 3개국을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첫 순방지인 브루나이 방문을 마치고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프르에 도착해 첫 일정으로 한류ㆍ할랄 전시회에 참석했다.
말레이시아를 국빈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쿠알라룸푸르 원우타마 쇼핑몰에서 열린 한-말레이시아 한류-할랄 전시회를 둘러 보고 있다. 강정현 기자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말레이시아 최대 규모인 원우타마 쇼핑센터에서 열린 전시회에 참석해 “세계 할랄시장의 규모는 이미 2조 달러가 넘고 2022년에는 3조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이 거대한 할랄시장에 한국과 말레이시아가 협력해 공동 진출한다면 서로가 윈윈하는 경제협력의 새로운 모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할랄은 이슬람 율법에 의해 무슬림이 먹고 쓸 수 있는 제품과 서비스 등을 이르는 용어로 한류 콘텐츠와 말레이시아의 할랄 인증을 결합해 한국 기업의 시장 진출을 적극 지원하겠다는게 정부 구상이다. 이날 전시회에는 배우 하지원씨 등이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말레이시아 속담에 ‘알지 못하면 사랑할 수 없다’고 한다”며 “말레이시아 국민에게 한국을 알게 하고 양국 국민들을 더 가깝게 하는 원동력이 바로 한류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말레이시아는 명실상부한 글로벌 할랄 리더 국가이고, 한국은 세계가 부러워하는 한류의 본산지”라며 “할랄산업의 허브, 말레이시아와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한국의 한류가 만나 협력하면 세계 할랄시장 석권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말레이시아는 국제적으로 가장 인정받는 할랄 인증인 이슬람개발부(JAKIM) 인증을 보유하고 있으며, 세계 최대 규모의 국제 할랄 쇼케이스(MIHAS)를 개최하는 등 할랄산업 선도국가다. 정부는 무슬림 인구가 2022년까지 21억 명으로 늘어나 세계 인구의 25%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말레이시아를 국빈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쿠알라룸푸르 원우타마 쇼핑몰에서 열린 한-말레이시아 한류-할랄 전시회에 참석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문 대통령은 전시회에 참여한 기업들의 성공 사례를 소개하며 “할랄시장은 양국 공동의 새로운 성장엔진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전시회에는 식품 분야에서 신세계푸드 등 10여 개사, 건강·미용 분야에서 아모레퍼시픽, 코웨이 등 11개사가 참여했다. 신세계푸드가 현지 식품기업과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말레이시아 할랄 인증을 받아 지난해 4월 출시한 ‘대박라면’은 누적 판매량 400만개를 넘어섰다. 국내 최초로 말레이시아 할랄 인증을 받은 탈렌트 화장품은 150여 종의 제품을 출시했다.
문 대통령은 올해 7월 원우타마 쇼핑센터에 한류타운이 완공될 예정이라고 언급하며 “새롭게 들어서는 한류타운은 한류와 할랄을 이어주는 광장”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한류타운이) 한류·할랄을 위한 두 나라 기업들의 협력을 실현하고, 글로벌 할랄시장 창출을 이끌어 가는 플랫폼이 되길 기대한다”며 “우리 정부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저녁에는 동포 만찬간담회에 참석해 동포들을 격려한다. 문 대통령은 13일에는 마하티르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고 같은날 저녁 압둘라 국왕 내외가 주최하는 국빈만찬에 참석할 예정이다. 14일에는 한·말레이시아 비즈니스 포럼 참석을 끝으로 마지막 순방지인 캄보디아로 이동한다.
쿠알라룸푸르=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