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 "점진적 비핵화 안해…北과 외교 여전히 살아있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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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 [EPA=연합뉴스]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 [EPA=연합뉴스]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11일(현지시간) 북미 비핵화와 관련해 일괄타결식 '빅딜' 입장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비건 특별대표는 이날 카네기국제평화기금이 워싱턴 DC에서 주최한 핵정책 콘퍼런스 강연에서 "북한 비핵화를 점진적으로 진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대량살상무기(WMD) 완전 제거를 약속해야 한다"며 "모든 것이 합의될 때까지 아무것도 합의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북한과 대화 하는 문은 여전히 열려 있다"고 했다. 비건 특별대표는 "미국이 원한 만큼 진전하진 않았지만, 여전히 외교는 살아있다"면서 "우리는 북한과 긴밀한 관계를 지속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0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미국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을 다시 만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해 3차 북미정상회담 가능성을 열어뒀다. 다만 "북한이 돌아가 그들의 입장에 대해 재고한 뒤 다시 돌아와 '빅딜'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과 이야기하는 건 가능하다"고 조건을 달았다.

미국 정부의 이런 입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다시 만날 수는 있지만 이를 위해서는 빅딜 제안의 수용이 전제돼야 한다며 북측의 비핵화 결단을 거듭 압박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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