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여론 묵살 13명 또 처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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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북경 AP·UPI=연합】중국 당국은 체포된 민주화 요구 시위 주동자에 대한 관용을 호소하는 국제 여론과 압력에도 불구하고 22일 북경 및 장사지역에서 시위 관련자 13명을 또 다시 처형, 21일에 이어 이틀간 모두 33명을 처형했다.
중국정부는 이와 함께 국제 사회가 국내 시위주동자의 처별에 간섭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경고, 반체제 세력에 대한 강경 처벌 방침을 거듭 확인했다.
관영 신화사 통신은 군 트럭 방화 및 군수품 탈취, 군인 습격 등의 죄목으로 지난 17일 사형선고를 받은 13명의 노동자가 이날 처형됐다고 보도하고 이들의 감형 청원은 상급법원에 의해 기각됐다고 덧붙었다.
중국당국은 21일 상해에서 열차에 방화한 3명과 제남에서 일반 형사범 17명을 각각 처형한바 있어 이틀간 모두 33명을 처형한 셈이다.
【북경·런던·파리 AFP·로이터=연합】중국 정부는 민주화 운동에 대한 유혈 탄압과 이후 계속되고 있는 민주화 시위 가담자에 대한 대대적인 체포, 각국의 관대한 처분 요청을 외면한 전격적인 처형 등으로 국제 사회로부터 급격히 고립되고 있다.
최근 권력을 장악한 중국 공산당의 보수파 원로들은 중국 사태에 대한 미국·영국 및 일본 등 주요 국가들의 비난과 규탄을 『내정에 대한 간섭』이라고 일축, 국제 사회로부터의 고립을 자초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엠네스티 인터내셔널 (국제 사면위)은 22일 민주화 시위 가담자에 대한 처형 강행에 우려를 표명했으며 「로카르」프랑스 수상은 이같은 처형 사태를 중단시키기 위해 최대한의 압력을 행사해줄 것을 국제 사회에 요청했다.
이와 함께 영국의 야당인 노동당은 「대처」수상의 보수당 정부에 대중국 경제 제재 조치를 단행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으며 미 의회도 22일 (현지시간) 「베이커」국무 장관을 청문회에 불러내 중국의 처형 사태에 대한 「부시」행정부의 대응책 마련을 촉구키로 했다.
영국은 각료들의 중국 방문을 취소했으며 오는 97년 홍콩 반환이후의 신 헌법 제정에 대한 회담을 취소한바 있다.
오스트리아는 중국의 민주화 인사 처형에 항의하여 자국의 북경대사를 정무 협의차 소환했다.
서독의 3개 야당은 정부가 유엔 안전보장 이사회의 소집을 요구하여 전세계차원의 대 중국 제재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했다.
한편 가트 (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 협정) 에 파견돼 있는 각국 대표들과 가트 사무국 관계자들은 중국이 금년 초 가트 가입을 공식 신청했으나 현재의 상황으로 미루어 오는 90년대 중반이전에 가입이 실현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으며 세계 은행도 중국에 대한 신규 차관 제공을 지난 8일자로 이미 중단했다고 전했다.
【북경 AP·로이터·연합=본사특약】중국 정부는 22일 대만 첩자 13명을 체포했다고 발표했다.
국영 CCTV는 국가 안전부의 말을 인용, 북경에서 3명, 상해 5명, 광주 2명, 심양과 영하에서 각각 1명의 대만 간첩이 검거됐다고 전하고 대만 실업인 「우종유」는 남부 귀양에서 당국에 연행됐다고 보도했다.
CCTV는 검거된 13명의 간첩이 대만군 정보 기관이나 본토의 요원들에 의해 포섭됐다고 주장하고 연행된 「우」씨는 민주화 시위 기간 중 유언비어를 유포하고 정부를 비방하는 한편 금지된 출판물을 수집하고 시위 장면을 촬영하는 등 대만군 정보국을 위해 일해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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