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 반응 "소설 같은 얘기 … 허점투성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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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코타 메구미의 사망 시기에 대해 2002년 김영남씨가 메구미의 부모에게 보낸 편지에선 1993년이라 했다가 이후 의혹이 제기되자 94년이라고 정정한 부분에 대한 해명이 없었다는 점, 북한이 건넨 메구미의 유골이 가짜라는 일본의 감정 결과에 대해 제대로 반박하지 못했다는 점이 그 근거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관방장관은 "메구미를 비롯한 납치 피해자 전원이 살아 있다는 전제로 북한과 협상할 것"이라며 김씨의 회견 내용을 인정하지 않을 뜻을 명확히 했다. 일본 정부는 다음달 러시아에서 열리는 주요 8개국(G8) 정상회담에서도 납치 문제를 주요 의제로 거론해 국제 여론에 호소할 방침이다.

이와는 별도로 일본 정부는 김씨의 기자회견 내용에 나타난 모순점들을 추궁할 방침이다.

먼저 김씨가 "메구미가 어렸을 때 머리를 크게 다쳐 두통이 있었고 이게 심해져 우울증으로 이어졌다"고 말한 부분이다. 메구미의 부친 요코타 시게루(橫田滋)는 "메구미는 어렸을 때 계단에서 넘어져 머리를 다친 적이 있지만 병원에서 아무런 문제가 없음을 확인했었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의 한 관계자는 "설사 어렸을 때 머리를 다쳤다고 해도 이게 우울증으로 이어졌다는 것은 소설 같은 이야기"라며 "김씨가 무리하게 말을 너무 많이 하며 짜맞추기를 하다 보니 허점투성이의 회견이 됐다"고 분석했다.

메구미의 모친 사키에(早紀江)는 "새로운 사실이 하나도 없었다"며 "메구미와 납치 피해자를 되찾기 위해 북한에 대한 제재 등을 본격화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도쿄=김현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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