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오늘도 내일도 숨막힌다…노후 경유차 서울 운행 제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2면

3일 오후 서울 덕수궁 앞. 가이드의 설명을 듣던 중국인 관광객 10여 명 중 3명은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이날 미세먼지 비상 저감 조치로 수문장 교대식은 취소됐다.

서울 연희동에서 온 김지은(27)씨는 “미세먼지 때문에 연휴 기간 내내 집에 있다가 오늘 처음 나왔다”며 “지금은 날도 흐리고 목도 아파 일찍 귀가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미세먼지에 새봄이 갇혔다. 3·1절 연휴 사흘 동안 전국을 뒤덮었던 미세먼지가 새 학기가 시작되는 월요일인 4일은 물론 5일까지도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보됐다.  김형천 국립환경과학원 예보관은 “국외발 미세먼지 유입과 대기정체로 인해 농도가 높은 상황에서 동풍이 불면서 동쪽 지역의 미세먼지까지 더해져 서쪽 지역을 중심으로 고농도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며 “4일에도 대기 정체가 이어지는 가운데 오후부터 국외 미세먼지가 더해지면서 농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4일에는 경기남부·세종·충북·충남·전북은 미세먼지가 ‘매우 나쁨’, 서울·인천·경기북부·강원권·광주·전남은 ‘나쁨’, 그 밖의 권역은 ‘보통’ 수준이 될 것으로 환경과학원은 전망했다.

관련기사

국외 미세먼지가 더해지면서 5일에는 수도권·강원영서·충청권·전북은 ‘매우 나쁨’, 그 밖의 권역은 ‘나쁨’ 수준이 될 것으로 환경과학원은 내다봤다. 이에 따라 서울·경기·인천·대전·세종·충남·충북·광주·전남 등 9개 시·도에서는 미세먼지 비상 저감 조치가 4일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시행된다. 서울 등 수도권의 경우 지난 1일부터 비상 저감 조치가 발령됐다. 나흘 연속 발령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휴일임을 고려해 차량 운행 제한은 없었으나 4일에는 행정·공공기관 차량 2부제와 서울 지역의 총 중량 2.5t 이상 배출가스 5등급 차량의 운행 제한이 시행된다. 4일에는 행정기관 직원은 짝수 차량만 운행할 수 있다.

5일 미세먼지가 더 악화되면 어린이집·유치원이 쉴 가능성도 있다. 서울 약수동에 사는 김모(여·34)씨는 3일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되면 자녀를 어린이집에 보내지 않아도 된다’는 연락을 받았다. 맞벌이를 하는 김씨는 “수업시간을 단축하면 남편과 둘 중에 한 사람이 반차를 내야 하는 게 아닐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천권필·이태윤 기자 lee.taeyu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