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한미연합훈련 한 번에 수억달러”…키리졸브 운명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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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북미정상회담 기자회견을 마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 2017년 키리졸브(KR) 훈련. [로이터=연합뉴스, 사진공동취재단]

2차 북미정상회담 기자회견을 마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 2017년 키리졸브(KR) 훈련. [로이터=연합뉴스, 사진공동취재단]

28일 2차 북미정상회담이 합의를 이루지 못한 채 종료되면서 3월 초로 계획된 한미연합훈련 시행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현재까지 분위기는 오는 4일로 예정된 한미연합훈련은 그대로 시행될 가능성이 크다.

단 ‘키리졸브(KR)연습’이라는 명칭을 ‘19-1 연습’으로 바꾸고, ‘워게임’ 방식의 훈련 규모도 축소할 것으로 보인다. 연장선으로 매월 8월쯤 실시하는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훈련의 명칭도 '19-2 연습'으로 바뀔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군 당국은 연합훈련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군사훈련은 한미동맹의 근간인 연합방위태세 확립을 위한 필수불가결한 요소라는 판단이다. 특히 한반도 안보정세와 관계 없이 한미연합훈련을 진행할 필요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현재 변화하고 있는 안보 상황을 고려해 훈련 일정과 훈련 시나리오를 대폭 조정하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KR연습에 민감하게 대응해온 북한을 고려해 조정하겠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19-1연습 기간은 2주일에서 1주일로 단축하고, 2부 반격 연습은 하지 않는 등 훈련 규모가 축소되는 방안이 유력하다. 1주일 훈련 기간에는 반격 연습 대신 ‘ROC-Drill’(작전개념 예행연습)과 같은 개념으로 ‘점검’에 의의를 두는 데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차 북미정상회담을 마친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한미연합훈련은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한미연합훈련은 할 때마다 1억달러의 비용을 초래해 오래전에 포기했다”고 답했다.

이어 “(한미군사훈련을 위해서) 수억 달러를 사용한다. 수억달러를 군사훈련에 사용하는 게 마음에 들지 않고 불공정하다”라며 “한국이 조금 더 지원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훈련 자체에 대한 언급이라기보다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노골적으로 압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게임(군사훈련)은 어떤 단계에서는 필요하고, 또 어떤 단계에선 그렇지 않다”, “군사훈련이 굉장히 비싸다. 그런데 꼭 (그 정도 비용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는 점에서 당분간 많은 비용이 드는 대규모 연합훈련은 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북한과의 ‘생산적 대화’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는 점에서 북한을 자극하지 않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1차북미정상회담 이후 유예 또는 중지 축소된 한미연합훈련 기조가 계속 이어지며 19-1 연습도 유예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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