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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 '부정선발 의혹' 고종수 감독…구단은 "수사결과 지켜보자"

중앙일보

입력

스타 플레이어 출신인 프로축구 대전시티즌 고종수(41) 감독이 경찰 소환조사를 받았다. 선수 선발 과정에서 점수를 조작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참고인 조사를 받았지만, 혐의가 드러나면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된다.

프로축구 대전시티즌 고종수 감독이 지난해 11월 대전 덕암축구센터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중앙포토]

프로축구 대전시티즌 고종수 감독이 지난해 11월 대전 덕암축구센터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중앙포토]

1일 대전지방경찰청에 따르면 고종수 감독은 지난달 27일 오후 2시 경찰에 나와 5시간30분가량 조사를 받은 뒤 오후 7시30분쯤 돌아갔다. 변호인과 함께 경찰에 나온 고 감독은 코치진 등 평가위원 4명과 조사를 받았다.

지난해 테스트 과정에서 '일부선수 점수조작' 의혹 #대전시, 자체조사에서 점수 수정 확인… 수사 의뢰 #프로축구 대전 시티즌 김호 대표 "물러난다" 사의

경찰은 고종수 감독 등 평가위원 5명을 상대로 문제가 된 채점표를 평가위원들이 직접 작성했는지, 해당 점수를 본인이 준 것이 맞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했다. 수정 배경에 외압이나 청탁이 있었는지도 확인하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해 12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대전시티즌이 공개 테스트를 거쳐 선발한 최종 후보 15명 가운데 일부의 점수가 조작됐다는 의혹이 대전의 시민단체에서 제기했다. 심사에서 채점표가 수정됐고 이 과정에서 점수가 오른 일부 선수(2명)가 최종 후보에 올랐다는 내용이었다.

2017년 12월 대전시티즌 신임감독으로 선임된 고종수 감독이 취임식에서 김호 대표이사로부터 머플러를 전달 받은 뒤 악수를 하고 있다. [뉴스1]

2017년 12월 대전시티즌 신임감독으로 선임된 고종수 감독이 취임식에서 김호 대표이사로부터 머플러를 전달 받은 뒤 악수를 하고 있다. [뉴스1]

대전시는 자체 조사결과 점수가 수정된 사실을 발견했다. 하지만 고 감독 등 평가위원이 평가 과정에서 수정한 것인지, 평가를 마친 뒤 수정된 것인지가 확인되지 않자 결국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대전시티즌은 시민구단으로 허태정 대전시장이 구단주다.

애초 경찰은 지난달부터 고 감독 등 평가위원을 불러 조사할 예정이었지만 “전지훈련 때문에 곧바로 출두하기 어렵다”는 구단 측의 요청을 받아들여 이날 한꺼번에 조사했다. 3일로 예정된 개막전을 앞두고 1차 조사가 필요하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앞서 경찰은 지난달 20일 구단에서 선수선발 관련 서류를 확보해 분석을 진행해왔다. 수사를 의뢰한 대전시 공무원도 불러 자세한 경위를 파악했다.

프로축구 대전시티즌 고종수 감독이 지난달 26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2019 K리그2(2부 리그) 개막 미디어데이 기자회견에서 우승 후보에 대한 생각을 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프로축구 대전시티즌 고종수 감독이 지난달 26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2019 K리그2(2부 리그) 개막 미디어데이 기자회견에서 우승 후보에 대한 생각을 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 관계자는 “일단 1차 조사를 한 것이다. 평가위원들을 개별적으로 불러 자세한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라며 “현재는 평가위원에만 조사가 한정돼 있지만 (구단 전반으로)수사를 확대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고 감독 등 코치진이 경찰 조사를 받는 것과 관련, 구단 측은 “수사가 진행 중인 만큼 일단 지켜본 뒤 입장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본지는 구단을 통해 고 감독에게 입장을 물었지만, 답변을 듣지 못했다.

사건이 불거지자 대전시티즌 김호(75) 대표이사는 건강상의 이유를 들어 경영에서 물러날 것으로 알려졌다. 2017년 11월 취임한 지 1년 4개월 만이다. 선수 부정선발 의혹과 자신은 관계가 없다며 선을 그었다고 한다. 대전시티즌 관계자는 “사건이 마무리되면 물러난다는 게 김 대표의 뜻”이라고 말했다.

프로축구 대전시티즌의 선수 부정선발 의혹을 수사 중인 대전지방경찰청. [중앙포토]

프로축구 대전시티즌의 선수 부정선발 의혹을 수사 중인 대전지방경찰청. [중앙포토]

선수 시절 ‘앙팡 테리블(무서운 아이)’ ‘비운의 축구 천재’로 불렸던 고종수 감독은 대전시티즌에서 선수로도 활약했다. 김 대표 취임 한 달 뒤인 지난 2017년 12월 감독으로 선임됐다.

대전=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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